[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가위바위보도 져서는 안 되는 한일전이었지만, 누군가를 생각하는 마음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췌장암을 앓고 있는 유상철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에게 응원의 목소리를 전달하러 수많은 일본 팬이 동해를 건너왔다.
지난 18일 한국과 일본의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3차전이 열린 부산아시아드 주경기장에는 독특한 현수막이 걸려 있었다.
현수막에는 붉은색과 파란색이 조화를 이룬 "할 수 있다 유상철 형!"이라는 글귀가 담겼다. 현수막은 일본 측 응원단이 자리한 남쪽 관중석 2층 난간에 걸려 경기 내내 펄럭였다.
유 감독이 췌장암을 털고 일어나길 바라는 문구였다. 이 현수막은 대한해협(현해탄)을 건너 부산에 상륙했다.
유 감독을 응원하는 현수막은 7일 요코하마F.마리노스 서포터스가 홈구장인 요코하마 닛산스타디움에 처음 내걸었다. 한일전을 장식한 현수막도 요코하마 서포터스가 내건 것으로 보인다.
유 감독은 1999년 요코하마와 인연을 맺었다. 이적하고 첫 시즌 8골을 기록했고, 2000년에는 31경기 21골을 터트리며 팀의 역사를 썼다.
2003년과 2004년에는 요코하마의 리그 2연속 우승에 기여했다. 시간이 흘렀어도 요코하마 서포터스에 그는 '영웅'일 수밖에 없었다.
요코하마 외에도 그가 몸담았던 가시와 레이솔 역시 구단 공식 채널, 경기장 등에서 유상철 감독에게 쾌유 인사를 건넸다.
한편 우리 대표팀은 이날 경기에서 1대0 승리를 거둬 2019 동아시안컵을 제패했다.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거머쥐면서 최다 우승국의 지위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