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집단 성폭행'으로 두 딸과 남편 잃은 엄마가 이 악물고 '유튜브'를 시작한 이유

인사이트YouTube '장연록'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최근 한 유튜브 채널에 '자매의 생일'이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다. 


단역배우였던 두 자매의 생일날 촬영된 것으로 해당 사건을 재조사해 달라는 취지였다. 


지난달 13일 유튜브 채널 '장연록'에 공개된 이 영상을 만든이는 두 자매의 엄마 장연록 씨다. 


장씨는 자신의 본명으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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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YouTube '장연록'


장씨의 두 딸은 지난 2009년 여름 일주일 간격을 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해 가을 딸들의 죽음에 충격을 받은 남편도 뇌출혈로 세상을 떠나면서 장씨 홀로 남게 됐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장씨의 두 딸은 이른바 '단역배우 집단 성폭행 자살 사건'의 당사자들이다. 


이 사건은 2004년 한 방송국에서 엑스트라로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원생이 집단 성폭행당한 사건으로 이 사실을 알게 된 장씨는 보조출연자 관리 직원 등 가해자 12명을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칸막이 하나만을 사이에 두고 피의자와 가해자의 대면 질의를 진행했으며 "가해자의 성기를 그려봐라", "이 아가씨가 12명이랑 잔 아가씨야?"라는 성희롱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인사이트Twitter '장연록'


여기에 가해자들의 협박까지 이어지면서 고통받던 피해자는 신고를 취소한 뒤 건물 옥상에서 투신했다. 


언니에게 처음 엑스트라 아르바이트를 권했던 동생도 일주일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남편마저 떠나자 장씨 혼자 남게 된 것이다. 


장씨는 숨진 딸들을 위해 다시 소송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미 공소시효가 만료돼 법적인 책임을 물을 수 없었다. 


이후 장씨는 1인 시위를 하며 사건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SNS와 유튜브를 배우고 얼마 전에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리며 딸들의 억울한 죽음을 풀기 위해 오늘도 그는 거리에 나선다. 


YouTube '장연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