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국가기밀시설 블라인드 채용으로 뽑은 신입사원 '중국인'이었다

인사이트한국원자력연구원 채용 홈페이지


[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수많은 국가기밀 자료가 보관된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블라인드 채용을 하다가 의도치 않게 중국인을 선발하고 말았다. 


정부 지침에 따라 이름·국적·출신을 모르는 상태에서 채용을 진행하다 보니 벌어진 일이었다. 


지난 10일 중앙일보는 한국원자력연구원(이하 원자력원)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2019 원자력원 공개채용에서 연구직으로 중국 국적자를 선발했다고 보도했다. 


원자력원의 공개채용 절차는 지난 8월 말 공고와 함께 시작됐다. 입사 지원은 온라인으로 받았으며 블라인드 채용을 위해 사진을 물론 주민등록번호·성별·출신 지역·학교 등은 묻지 않았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중국 국적의 지원자는 중국에서 학부를 졸업한 후 한국으로 건너와 KAIST 대학원에서 기계공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블라인드 채용이었기 때문에 이 지원자의 국적은 물론 이름 또한 채용 과정에서 알 방법이 없었다.


게다가 해당 지원자는 중국 출신임에도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해 면접 때조차 그의 신원을 확인하지 못했다. 


해당 지원자가 중국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최종 면접 뒤였다. 합격자 발표 후 학위 증명서, 주민등록등본 등 중국인 지원자가 제출해야 할 서류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인사이트한국원자력연구원에서 관계자들이 연구용 원자로 하나로 / 뉴스1


결국 연구원은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이 지원자의 채용을 보류했다. 


신원조회를 통해 중국 정부로부터 범죄 확인 사실 증명서를 요구하는 한편 외국 국적자를 채용했을 시 기밀 누출 우려가 있는지에 대한 검토에 들어갔다. 


해당 지원자를 제외한 나머지 60명의 신입 연구직들은 12월 1일 자로 발령을 받아 교육에 들어간 상황이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17년 하반기부터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블라인드 채용을 의무화한 바 있다. 


그러나 블라인드 채용이 오히려 취업준비생이나 공공기관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명문대 편중 현상을 강화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