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혜연 기자 = 우리나라 경제가 장기 불황의 늪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돼 경제계의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가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인 잠재성장률이 2021년까지 급격히 떨어지고, 불황도 시간이 갈수록 더 심해질 것이라 경고한 것.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의 꺼진 엔진을 되살리기 위해서는 구조 개혁을 정부 경제 정책의 최우선에 둬야 한다고 지적한다.
8일 OECD가 공개한 최근 경제 전망에 따르면 우리나라 잠재성장률은 해마다 떨어지는 중이다.
OECD는 올해 한국의 잠재성장률을 2.7%, 2020년에는 2.5%, 2021년에는 2.4%로 추정했다.
지난 5월만 해도 OECD는 한국의 내년 잠재성장률을 2.6%로 전망했다. 불과 6개월 만에 0.1% 포인트 더 낮춰 잡은 것이다.
잠재성장률이란 자원을 최대한 활용했을 때 달성할 수 있는 실질 GDP 증가율로 한 나라 경제의 최대 성장 능력을 뜻한다.
한국의 잠재성장률 하락 폭은 다른 OECD 국가와 비교해서도 눈에 띈다. 2021년 예상 잠재성장률은 우리나라가 경기 정점을 찍은 2017년의 잠재성장률(3.1%) 대비 0.7% 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터키를 제외한 OECD 35개 회원국 중 낙폭이 세 번째로 크다. 우리보다 잠재성장률이 더 떨어진 나라는 아일랜드(-3.0% 포인트)와 아이슬란드(-0.9% 포인트) 정도뿐이었다.
한국은 외환위기 이전인 1996년만 해도 잠재성장률이 7.5%였다.
2000년대 초중반에는 4∼5%대를 나타내다 금융위기 시기인 2008년(3.9%)에 3%대로 떨어진 이후 완만한 하향 곡선을 그리다 올해 2%대로 낮아졌다.
경제의 기초체력이 떨어진 상황에서는 정부가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펴고 중앙은행이 금리를 내려도 성장률이 과거 수준으로 회복하지 못한다는 게 경제학계의 정설이다.
따라서 1990년대 일본처럼 잠재성장률이 급락하지 않으려면 구조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