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한솔 기자 = 대전 경찰청 인근 공원에서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이 도움을 호소했다.
지난 23일 A씨는 자신의 SNS를 통해 성추행 피해 사실을 털어놓으며 범인을 찾고 있다는 장문의 글을 남겼다.
A씨에 따르면 그는 지난 22일 새벽 12시 15분께 대전 서구 둔산동 대전지방경찰청 인근 공원에서 30대 후반으로 추정되는 남성 B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
당시 A씨는 구두끈이 풀려 공원 입구 난간을 잡고 잠시 멈추어 서 있었고 남성 B씨가 A씨의 뒤로 다가왔다고 한다.
이후 B씨는 A씨의 입을 틀어막은 뒤 신체 부위 곳곳을 움켜쥐고 목을 조르는 등 성추행을 저질렀다고 A씨는 주장했다.
A씨가 소리를 지르며 강하게 저항하자 B씨는 들어왔던 입구로 달아났다고 상황을 전했다.
A씨는 "30대 후반에서 40대 초반처럼 보였고 머리는 짧은 스포츠머리였다. 흰 티에 갈색 코트, 검은색 구두를 신었다"고 인상착의를 설명했다.
이어 "몸싸움하면서 안경 떨어트리고 갔는데 평소에 쓰고 다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와 함께 몸싸움 도중 생긴 상처를 공개했다. 팔, 다리 그리고 목에 붉은 상처가 선명하게 남아있다. 심지어 오른쪽 발목 인대가 파열돼 수술까지 해야 하는 등 전치 5주의 부상을 입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A씨는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A씨는 "이 일 때문에 무서워서 밖에도 못 나가고 수면제 먹어도 잠을 못 잔다"며 "뉴스에서 보던 일은 나한테 안 일어나겠지 했는데 겪고 나니까 이보다 더 심한 일 겪은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까 가늠조차 안 될 만큼 아프고 무섭다"고 절박한 심경을 전했다.
또한 "그 공원 걸으면서 스트레스 풀고 나한텐 너무 의미 있고 소중했던 장소였는데 이젠 그 근처에도 못 간다"고 힘겹게 털어놨다.
A씨는 성추행 후 태연하게 길을 걸어가는 남성의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영상도 공개했다.
A씨가 성추행당한 장소는 인근에 중학교와 병원 등 노약자들이 많은 곳이라 범인이 빨리 잡히지 않으면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A씨는 "더 이상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창피함을 무릅쓰고 글을 올린다"며 "범인이 더 빨리 잡혔으면 좋겠다. 혹시나 비슷한 사람 보면 꼭 연락 달라"고 당부했다.
A씨와 같은 성폭력 피해를 당한 이들은 시간이 지난 뒤에도 치료를 받는 등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는다.
지난 3월 한국성폭력상담소가 발표한 '2018년 상담 통계'에 따르면 의료 지원을 받는 성폭력 피해자들 중 49%(39명)가 성폭력 피해가 발생한 지 3년이 넘었다고 답했다.
특히 10년 이상 전에 피해를 경험한 대상자가 27.8%(22명)로 나타나 여전히 심각한 후유증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폭력 피해 여성에 대한 적절한 조치와 함께 가해자에 대한 강한 처벌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