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모델을 꿈꾸는 이들뿐만 아니라 이미 레전드라 불리는 유명 모델들도 늘 꿈꾸는 패션쇼가 있다.
세계 최고의 모델들만 서는 것으로 유명한 란제리 브랜드 '빅토리아 시크릿'의 패션쇼다.
화려한 무대 위에서 커다란 날개를 달고 런웨이를 가로지르는 장면으로 대표되는 해당 패션쇼는 '세계에서 가장 화려한 패션쇼'로 꼽혀왔다.
그도 그럴 것이 매년 12월 TV로 중계됐던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는 큰 키, 군살 없는 완벽한 몸매 그리고 인형 같은 비주얼까지 갖춘 세계 탑 모델들이 대거 등장해 여성 란제리 브랜드로는 이례적으로 수많은 여성 팬들뿐만 아니라 남성 팬들까지 TV 앞으로 불러모으기도 했다.
그런데 최근 국내외 팬들의 억장이 무너질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가 23년 만에 공식적으로 폐지된다는 것이다.
지난 20일(현지 시간)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회사인 '엘 브랜즈(L Brands)'는 앞으로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를 종료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앞서 1995년부터 시작된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는 지젤 번천, 나오미 캠벨, 타이라 뱅크스, 하이디 클룸, 미란다 커, 아드리아나 리마, 캔디스 스와네포엘 등 수많은 최정상급 모델들을 배출해냈다.
이에 '엔젤'이라고 불리는 빅토리아 시크릿의 모델이 되면 세계에서 인정받는 최고의 모델이 되는 것이나 다름없었다.
특히 해당 쇼에서는 아리아나 그란데, 마룬 파이브, 테일러 스위프트 등 당대 최고의 가수들이 매력적인 모델들과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면서 엄청난 볼거리 제공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렇게 큰 인기를 얻고 있던 빅토리아 시크릿의 패션쇼가 막을 내리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패션업계에서는 이를 두고 여성의 아름다움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면서 매출과 시청률이 하락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빅토리아 시크릿 패션쇼의 시청률은 2013년 970만 명에서 매해 감소해 지난해에는 327만 명을 기록했다.
또한 지난해 빅토리아 시크릿의 임원이 "트랜스젠더와 플러스 사이즈 모델은 빅토리아 시크릿이 보여주는 판타지의 본보기가 아니다"라는 발언을 하면서 시작된 불매운동도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후 지난 8월 빅토리아 시크릿은 트렌스젠더 모델과 플러스 사이즈 모델을 기용했지만 돌아선 소비자들의 마음을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엘 브랜즈의 최고재무관리자(CFO) 스튜어트 버그도퍼는 패션쇼가 공식 종료되는 것에 대해 "TV 패션쇼는 전면 중단되지만 앞으로 소셜미디어와 같은 다양한 플랫폼으로 고객들과 소통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