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로마에 가면 로마법을 따르라 (Do as the Romans Do)"
지금으로부터 약 2천년 전 나온 이 말은 그 시절에도, 지금에도 전 세계 곳곳에서 통용되고 있다.
자신이 '있었던' 곳에서 당연시 여기던 생활습관을 버리고 현재 '있는' 곳에서 당연시 여기는 규율·문화를 받아들이고 지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중국에서 한국으로 유학을 온 유학생들은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는 하소연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최근 한 서강대 교수는 "학생 중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는 중국 유학생들이 계속 '중국어로 강의해달라'고 요구해 난처하다"고 증언했다.
한국의 대학교에서 한국어로 하는 수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겠으니 교수가 중국어로 수업하라는 것이다.
하소연은 비단 교수의 입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다. 꽤 많은 수의 대학생들이 "중국 유학생들과 수업을 함께 들을 때 '중국 정치 문제' 이야기만 나오면 목소리가 너무 커져 힘들다"고 호소한다.
민주주의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면 자신들의 체제 정당성을 주장하려고 해 수업 진행이 제대로 되지 않을 때도 있다고 한다.
이 같은 현상은 홍콩 민주화 운동이 전 세계적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더 심해지고 있다.
사안이 사안인 만큼 강의 도중 언급되는 일이 잦은데 중국 유학생들이 한목소리로 "중국은 더 작아질 수 없다", "하나의 중국"을 외치는 통에 아예 수업 내용에서 빠지는 경우도 생길 정도다.
강의를 듣는 학생들은 SNS, 에브리타임 등에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한 학생은 "나라를 사랑하는 건 이해하지만, 한국에 유학을 왔으면 어느 정도 이곳의 정서를 인정해줘야 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한편 홍콩 민주화 운동과 관련해 한국 대학생들은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각자의 학교에 대자보를 붙이는 방식으로 홍콩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이를 보는 중국 유학생들은 그냥 지나치지 않고 있다. 대자보를 뜯거나, 대자보를 붙이는 학생의 사진을 찍어 성희롱·조롱하고 있다.
한국의 학생들과 주먹다짐을 벌이거나 일방적으로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한국 학생들에게 "그렇게 홍콩이 좋으면 홍콩으로 가라"고 말할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