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한때 리그오브레전드(롤)와 자웅을 겨루며 '국산 게임'의 자존심으로 불렸던 배틀그라운드(배그)가 '핵' 사용자들 탓에 몸살을 앓고 있다.
매출은 예전만 못하고 접속자 수는 나날이 감소하고 있다. 그야말로 '대위기'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한 10대 학생이 배그에서 사용 가능한 변종 ‘게임 핵’을 만들어 유저들에게 판매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 학생은 게임 실행 데이터를 변조해 게임상에서의 능력치를 높여주는 핵 프로그램을 만들어 판매했다.
배그는 최근 들어 이같은 '핵' 사용자들 때문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롤, 오버워치 등의 타 게임에도 핵은 있지만 배그는 유독 핵 사용자가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실제로 게임물관리위원회가 지난해 수행한 '불법 프로그램 피해 실태 조사 연구'에 따르면 지난해 불법 프로그램 사용으로 영구정지를 받은 배그 계정 수는 무려 1,169만 개에 달했다.
이는 롤과 오버워치가 각각 10만 개, 7만 개의 적발 건수를 기록한 것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이러한 까닭에 배그는 막대한 매출 피해를 입은 것은 물론, 접속자 수도 작년 동기(17.02%)에 비해 8.94%로 절반 가까이 크게 감소했다.
이에 유저들은 "한 판에 한 번씩은 핵 유저들을 보는 것 같다", "유저들은 떠나가는데 운영진들은 뭐 하고 있냐" 등 볼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다.
배그 측도 아예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지만 핵 사용자들을 처벌할 수 있는 법이 없어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2016년 게임산업진흥법 일부 개정안이 도입되면서 '핵 제작자'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 안이 마련되긴 했지만 정작 유저들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주는 '핵 사용자'에 대한 처벌 규정은 전무하다.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월 핵 사용자들에게도 과태료를 부과하는 '게임산업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하긴 했지만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해 아직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