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혜연 기자 = 특별한 날 색다른 이벤트가 필요할 때 섹스 판타지를 이용한 롤플레이(역할 연기)를 하는 이들이 있다.
여대생 A양도 그랬다. 남자친구와 사귄 지 100일을 맞아 특별한 밤을 선물해주고 싶었던 마음에,
교복 입고 선생에게 매 맞는 콘셉트의 '상황극 페티시'를 준비했다.
그런데 그날이 빠져나올 수 없는 수렁에 스스로 발을 들여놓은 것이란 사실을 미처 몰랐다. 남자친구의 잠자고 있던 독특한 성 취향을 일깨워 주었다는 것을.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뜨겁게 달군, 상황극 페티시에 중독된 남자친구 때문에 고생 중인 A양의 사연 글이다.
내용에 따르면 A양은 남자친구와의 잠자리 때문에 깊은 고민을 안고 있었다.
A양은 "100일 기념으로 고등학교 때 입던 교복을 꺼내 입고 야한 이벤트를 해줬다. 남자친구가 진짜 너무 좋아해 줘서 나도 뿌듯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하지만 그게 화근이었다. 원래 남자친구와 일반적이고 무난한 육체적 관계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 이벤트 이후 남자친구가 관계를 가질 때마다 계속 이상한 '상황극'을 요구한 것이다.
A양은 초반에는 남자친구의 요구를 들어줬지만 갈수록 상황극은 불편하고 하기 싫을 정도로 심해졌다.
A양은 "기억에 남는 것은 클럽 화장실 상황극, 선생과 제자, 동아리 선배 상황극, 후배의 하극상 상황극, 병원 상황극, 가수와 팬 상황극, 부잣집 도련님 상황극, 나는 가수다 상황극, 춘향이 이몽룡 상황극, 명탐정 코난 상황극이 있다"라고 털어놨다.
특히 '조선시대 산적 상황극'을 하며 관계를 맺은 뒤에는 남자친구의 행동이 더 이상했다.
관계를 맺고 밥을 먹으러 나온 남자친구는 "산적은 국밥을 먹어야 된다"라고 말하며 돼지국밥집에 들어가 "주모! 국밥 하나 주시오!"라고 말했다.
A양은 "그때 너무 민망했다. 진짜 관계하면서 남자친구가 대사를 치고 내가 받아치는 게 너무 창피하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얘기를 한번 꺼내봤는데 남자친구는 솔직히 그냥 하는 것보다 지금이 더 성적 쾌감을 느낀다고 한다"라며 "상황극을 안 했던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하소연했다.
한편 상황극 페티시는 성도착증의 일종으로 다양한 즉흥 연극을 하면서 성적인 쾌감을 느끼는 것이다.
평소 머릿속으로 상상하던 판타지를 얘기하며 그날 기분에 따라 각자 캐릭터를 정해 전혀 다른 사람 역할을 하면서 성관계를 하나의 놀이처럼 즐긴다.
상황극 페티시에 중독된 이들은 대부분 정상적인 섹스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