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겨울철에 부는 강풍의 빈도가 30년 새 5분의 1까지 줄어들자 미세먼지 농도가 치솟고 있다.
바람이 덜 불면서 미세먼지가 걷히지 않고, 축적되고 있는 것. 올 겨울 한반도가 미세먼지의 감옥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지난 12일 KBS에 따르면 최근 30년간 겨울철에 불었던 초속 14m 이상의 강풍은 뚜렷하게 감소세를 보였다.
연간 100회를 넘나들던 강풍의 빈도는 최근 20회까지 줄어들었다. 정확히 5분의 1 수준인 셈이다.
강풍이 사라지면 추위는 누그러지지만, 대신 공기가 순환되지 않아 미세먼지 농도는 치솟게 된다.
앞서 1월에도 강풍이 불지 않아 오염물질이 빠지지 않고 한반도 상공에 계속 축적됐었다. 중국에서 날아온 미세먼지가 걷히지 않아 많은 시민에게 고통을 안겼다.
강풍의 감소세는 지구온난화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면서 내륙과 해양의 가열 차이가 감소하고, 자연히 북서 계절풍이 약화된 것이다.
학계에서도 이런 추측을 바탕으로 강풍의 감소세가 단순히 일시적인 현상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김백조 국립기상과학원 재해기상연구센터장은 "지구온난화가 지속될수록 겨울철 강풍의 발생 빈도는 계속 감소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예상욱 한양대 해양융합과학과 교수도 "동아시아 지역 대기 순환의 안정도가 강화되고 있다"며 "안정도가 강화되니까 풍속 자체도 감소하고, 미세먼지 농도는 외려 증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