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과거 e스포츠 '일간베스트'(일베) 사태의 중심에서 큰 파장을 일으켰던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이머 에이밍(김하람)이 생각지도 못한 소식을 들고 나타났다.
에이밍은 자신을 향한 '일베 회원'이라는 의혹에 대해, 결백을 알아달라는 메시지와 함께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합격 증명서를 인증했다.
자신과 관련한 여러 의혹과 논란에 대한 결백을 증명하려 의미 있는 노력을 보여준 그에게 누리꾼들과 팬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9일 에이밍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한국사능력검정시험 합격 소식을 알리면서 그동안 공부했던 노트와 예상 문제집 등을 함께 찍어 올렸다.
공개된 사진에는 '합격' 두 글자가 찍힌 한국사시험 홈페이지 사진과 각종 필기 내용들이 적힌 노트의 모습이 담겼다.
노트 가득 한국사 관련 메모들이 빼곡히 적혀 있었다. 시험 합격을 위한 그의 무수한 노력이 엿보이는 노트였다.
에이밍은 "이번 한국사 능력 검정 시험에 합격했다"라면서 "시험을 본 이유는 다들 아시다시피 나에게 찍혀 있었던 낙인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앞서 지난해 1월 에이밍이 아프리카 프릭스 소속으로 프로 활동을 하고 있던 당시, 한 사이트에 그의 과거를 고발하는 내용의 글이 올라왔다.
에이밍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일베식' 발언을 한 것으로 추정되는 내용이었다.
다른 팀 선수들의 이름도 함께 있었지만 해당 팀들이 입장 발표와 동시에 자필 사과문을 올렸고 후속 조치까지 밝힌 반면 아프리카 프릭스는 대응이 늦어지면서 여론의 거센 뭇매를 맞았다.
에이밍은 "그 사건이 터진 후 현재까지 많이 힘들고 괴로웠다. 당시 반성문도 쓰고 노무현 재단에서 책을 받아 읽고 사회봉사활동도 다니는 등 정말 깊은 반성을 했으나 쉽사리 오해가 풀리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후회도 해봤고 반성도 했지만 엎어진 물을 되돌릴 수 없었다. 분명한 건 결코 그 사이트를 이용하지도 접속해 본 적도 없다"며 "과거의 잘못된 발언으로 중요한 시절을 흘려보낸 나 자신에게도 새로운 비전을 만들고 싶었다"라면서 한국사 능력 검정시험을 준비한 이유를 밝혔다.
에이밍은 해당 시험을 준비하기 위해 연습 기간 틈틈이 공부에 매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게이머들의 연습량은 상상 이상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 시간들을 잘게 쪼게 시험을 준비한 것이다.
끝으로 에이밍은 "제 경솔한 발언으로 상처 입고 피해를 입으신 분들께 죄송하단 말씀 드리고 싶다. 역사 공부를 통해 많은 걸 알게 됐고 앞으로도 많이 깨달아가려 한다"라며 글을 마쳤다.
해당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나름의 의미 있는 방법으로 반성의 자세를 보인 에이밍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비록 과거의 잘못은 지울 순 없겠지만 반성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라 응원한다"는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