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소방헬기 사고 영상 '은폐' 의혹으로 욕먹고 있는 KBS는 '재난주관방송사'다

인사이트KBS1 '뉴스 9'


[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KBS가 독도 헬기 추락사고 직전 이륙 영상을 촬영하고도 독도경비대에 촬영 사실을 숨겼다는 의혹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KBS 측은 결국 이와 관련해 공식 사과까지 했지만 여전히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지난 2일 KBS '뉴스 9'에는 '독도 추락 헬기 이륙 영상 확보...추락 직전 짧은 비행'이라는 제목의 뉴스가 단독 보도됐다.


해당 보도 영상에는 추락사고 직전 소방헬기가 착륙, 이륙하는 모습이 담겼다.


인사이트KBS1 '뉴스 9'


KBS 측은 독도 파노라마 영상 장비 점검차 야간작업을 하던 KBS 직원 이모씨가 찍은 영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날 보도 이후 독도경비대 박모 팀장이 해당 뉴스에 대해 댓글로 언급하면서 '은폐' 의혹이 불거졌다.


KBS 측이 단독 보도를 위해 헬기진행방향 영상을 제공하지 않았으며 촬영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이에 해당 뉴스를 보도한 KBS 강모 기자는 자신의 SNS를 통해 "영상에는 헬기가 날아간 방향이 담겨있지 않다. 도착과 이륙 직후까지가 전부"라며 오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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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인 4일 KBS도 입장문을 통해 "단독 보도를 위해 영상을 숨겼다는 비난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직원은 경비대의 요청으로 본인이 찍은 화면 중 20초가량 되는 일부를 제외하고 곧바로 제공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헬기 진행 방향 등이 담긴 화면을 제공해 달라는 경비대 측 추가 요청에는 "소방헬기 이착륙장 촬영의 보안상 문제에 대한 우려와 진행 방향과는 무관한 화면이라는 점을 들어 추가 화면은 없다고 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전 동의 없이 휴대전화 촬영을 한 점과 촬영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던 점 등에 대해 사과했다.


인사이트사진=고대현 기자 daehyun@


하지만 이러한 KBS 측의 공식 사과에도 누리꾼들의 비판은 끊이지 않고 있다.


KBS 직원이 자의적 판단으로 영상을 공개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또한 누리꾼들은 해당 영상이 분명 사고 초기 대응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이들의 말처럼 일부가 아닌 해당 영상 전체를 제공했더라면 사고 원인을 파악하는 데나 수색 범위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을지 모른다.


인사이트뉴스1


게다가 보도 관점에서 봐도 해당 영상은 특종으로 보기 어렵다. 사고 당시 상황 등 중요한 장면이 담긴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KBS는 '방송법통신발전 기본법' 제40조의2 제1항에 의거해 재난주관방송사로 지정돼 있다. 이에 따라 KBS는 재난방송을 위해서 정보를 신속하게 제공, 전달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이 사태에서 재난주관방송사 KBS가 제대로 대응했다고 보긴 어렵다.


이처럼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니 이번 논란에 "KBS가 또"라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나오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인사이트사진=인사이트


이 뿐만 아니다. 최근 한 달 사이 KBS는 각종 논란이 끊임없이 발생하면서 공영방송사의 이름에 먹칠을 하고 있다.


이는 매년 국민들에게서 6천억원가량의 수신료를 걷어가면서 정작 경영을 방만하게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으로 이어진다.


심지어는 수신료 거부 청원까지 올라오는 상황, KBS에 대한 비난 여론은 한동안 식지 않을 모양새다.


꼬박꼬박 수신료는 챙기면서 언론의 본분을 잊은듯한 KBS의 자세, 이것이 공영방송 KBS가 시청자들에게서 외면받고 있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