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공영방송 KBS가 독도 헬기 추락사고 직전 이륙 영상을 촬영하고도 독도경비대에 촬영 사실을 숨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2일 KBS '뉴스 9'에는 '독도 추락 헬기 이륙 영상 확보...추락 직전 짧은 비행'이라는 제목의 뉴스가 단독 보도됐다.
해당 보도 영상에는 추락사고 직전 소방헬기가 착륙, 이륙하는 모습이 담겼다.
KBS 측은 독도 파노라마 영상 장비 점검차 야간작업을 하던 KBS 직원 이모씨가 찍은 영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씨는 "(헬기) 문이 열린 뒤 여성 대원으로 보이는 분이 계셨고, 손에 붕대를 감으신 분 옆에 보호자가 한 분 계셨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보도 이후 오후 10시 2분경 네이버 뉴스 댓글에는 해당 영상과 관련한 의혹이 올라왔다.
자신을 독도경비대 박모 팀장이라고 주장한 누리꾼이 KBS 영상 관계자 두 사람이 영상을 촬영하고도 독도경비대 측에는 촬영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내용의 댓글을 단 것이다.
그는 "당시 배접안이 되지 않아 KBS 영상 관계자 두 분이 울릉도에 가지 못해 독도경비대에 하루를 숙식했다. 그렇게 호의를 베풀었는데 사고 이후 수십 명의 독도경비대가 접안지에서 그 고생을 하는데 헬기진행방향 영상을 제공하지 않고 촬영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수십 명이 이틀을 잠 못 자는 동안 다음날 편히 주무시고 나가시는 것이 단독 보도 때문이었나"라고 반문했다.
또한 그는 보도가 잘못된 부분이 있다고 반박하기도 했다.
그는 "치료를 받고자 하는 사람이 다른 곳에 있는 줄 알면서, 손전등을 비추는 사람이 저라는 것을 알면서 왜 달리 보도했나. 제가 헬기장 바로 앞에서 전등을 비추고 있었다"고 했다.
해당 댓글은 누리꾼들의 추천으로 댓글창 가장 상단에 위치했지만, 오전 2시 13분경 삭제됐다.
이후 해당 뉴스를 보도한 KBS 강모 기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강 기자는 "영상에는 헬기가 날아간 방향이 담겨있지 않다. 도착과 이륙 직후까지가 전부다. 그러니 경비대원이 댓글에 남긴 '헬기진행방향 영상을 제공하지 않고 촬영하지 않았다고 거짓말을 했다'는 내용은 오해"라고 적었다.
또 "'기레기' 되는 것도 정말 일순간이다. 뉴스를 제대로 봤다면 달랐으려나"라며 덧붙였다.
이 밖에 "사실 영상을 제공받아 보도하는 경우 이런저런 뒷이야기를 모두 알기에는 어려움이 따른다. 물론 그럼에도 최대한 노력해야 한다"며 "아마 그 노력이 부족해서 욕을 먹겠거니 한다"고 했다.
강 기자의 SNS 글 역시 3일 오전 5시경 삭제된 상태다.
한편 지난달 31일 독도 남쪽 6해리 부근에서 중앙119구조본부 소속 EC225 헬기 한 대가 환자를 태워 이송하던 중 해상으로 추락했다.
이 헬기는 이륙 후 2∼3분 만인 오후 11시 32분경 근 200~300m 지점에 떨어졌으며 사고 직후부터 당국은 현장 수색에 돌입했다.
탑승자 7명 중 시신 3구가 수습됐으며, 수색 당국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실종자 4명의 추가 수색과 동체 인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