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차기 총선에 출마를 공식화한 박찬주 전 제2작전사령관의 갑질 전력이 재조명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박 전 사령관의 영입 건을 두고 내홍을 겪으면서다.
이런 가운데 박 전 사령관과는 비교되는 행보를 보였던 황기철 전 해군 참모총장의 일화도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다.
2015년 4월 9일 황 전 총장의 운전병이었던 A씨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이 일화를 털어놨다. 황 전 총장이 배임 및 횡령 등의 혐의를 받고 구속됐던 날이었다.
황 전 총장을 둘러싸고 숱한 오해와 억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이 글은 적잖은 관심을 끌었다. 글에는 황 전 총장의 결백과 무한한 지지가 담겨 있었다.
A씨에 따르면 황 전 총장은 관용차량을 단 한 차례도 임의로 사용한 적이 없다.
나랏돈을 함부로 쓸 수 없다는 신념 때문이기도 했지만, 고생하는 운전병에게 조금이라도 휴식을 주고 싶었던 마음이 컸다.
가족과 떨어져 홀로 공관에서 지냈고, 가족에게도 따로 관용차량을 제공하지 않았다. 뙤약볕이 내리쬐는 여름날 공관에 오겠다는 아내에게 대중교통을 이용하라고 당부하기까지 했다.
계급이 낮은 영관급 지휘관도 종종 관용차량을 임의로 사용하곤 했지만, 그의 의지는 굳건했다.
그러나 황 전 총장이 굳세기만 했던 인물은 또 아니었던 모양이다. 그는 간혹 약주를 한 날에는 공관병을 불러 고맙다거나 사랑한다는 등의 표현도 자주 했다고 한다.
A씨는 "한낱 운전병이었던 제가 봐도 황 전 총장은 절대 비리를 저지를 군인이 아니다"라며 "수사가 진행돼 봐야 알겠지만 저는 그분을 온전히 믿는다"고 두둔했다.
실제로 황 전 총장은 구속됐던 해 10월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마땅한 혐의점조차 나온 게 없어 당연한 결과라는 반응이 많았다.
일각에서는 그가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 당시 통영함의 급파를 두고 정부와 마찰을 빚다 결국 풍파를 마주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앞서 황 전 총장은 세월호가 침몰하자마자 통영함을 급파하라고 명령했지만, 정부는 방산비리의 산물인 통영함에 결함이 있다고 의심해 출항을 허가하지 않았다.
한편 박찬주 전 사령관은 갑질 혐의에 대해 무혐의를 받고 불기소 처리됐다. 하지만 그의 아내는 여전히 혐의를 벗지 못하고 아직 재판을 받고 있다.
박 전 사령관 부부는 2017년 공관병에게 골프공을 줍게 하거나 호출용 전자 팔찌를 채우는 등의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아직 아내가 재판을 받고 있지만 박 전 사령관은 문재인 정부의 폭정을 막기 위해서라도 정치를 해야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1일 차기 총선에 출마할 것을 공식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