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통계청이 저출산의 난국을 타개할 한 가닥 희망을 1990년대생에 걸고 있다.
숫자가 많은 1990년대생 여성이 곧 30대 초반에 진입해 출산율을 1명대까지 회복시킬 것이라고 전망하는 것이다. 다만 이 계산에는 젊은 층의 출산을 꺼리는 경향이 반영되지 않았다.
최근 통계청은 '장래인구 특별추계'에서 지난해 1명 밑까지 떨어진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자녀의 수)이 2022년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통계청에 따르면 출산율은 2021년 최저점인 0.86명을 찍고 2022년부터 반등해 2025년에는 1명대를 회복한다.
이 전망은 30대 여성 인구의 증가가 주요 근거다. 주 출산 연령대인 30대 초반 여성이 2022년부터 늘어나 출산율을 끌어올려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로 30~34세의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143명)는 전 연령대를 통틀어 압도적으로 높은 편인데, 인구수가 많은 1990년대생은 2022년부터 30대의 문턱에 들어선다.
1991~1995년 한 해 출생아 수는 70만명대를 기록해 1980년대보다 10만명 가량 많아졌다. 1980년대 후반 여아 출생아 수는 150만여명이지만 1990년대 초반 여아 출생아 수는 168만여명이다.
다만 통계청의 분석은 지나치게 수리적 모형에만 의존했다는 지적이 많다. 개인주의가 확산한 청년층에서는 결혼을 꺼리고 아이를 낳지 않는 현상이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통계청이 불확실한 변수들을 너무 많이 반영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1991~1995년생 여성층이 페미니즘의 영향을 받은 세대라는 점도 통계청의 전망을 어둡게 한다.
한편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을 0.98명을 기록했다. 출산율이 0명대로 떨어진 국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를 통틀어 한국이 유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