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군 입대를 앞둔 한 채식주의자 청년이 국방부를 상대로 진정서 제출을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청년은 단체급식을 하는 군대에서 채식주의자에게 '채식 식단'을 제공하지 않는 것은 개인의 '양심의 자유'와 '건강권'을 침해하는 일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와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국방부는 채식주의자도 함께 먹을 수 있는 식단을 확대할 계획이라 밝혔다.
다만, 별도의 식단 제공을 위해선 취사병 교육과 시설 확충에 필요한 예산이 추가적으로 필요하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군대에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식단 마련 진정서 보내겠다는 청년"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게시글에 소개된 청년 정모 씨는 앞서 한 매체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내놨다.
자신을 '비건' 채식주의자라고 밝힌 정씨는 매체에 "군대가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단을 제공하지 않는 것은 개인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다음 달 초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낼 예정"이라고 전했다.
비건은 육류뿐 아니라 계란과 우유 등 유제품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를 뜻한다.
최근 비건 이슈는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국내에서도 소수지만 비건을 추구하는 사람이 늘고 있고, 이미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청년의 의견에 공감한다는 의견과 '군대가 뷔페도 아니고 개개인 식성까지 모두 고려해줘야 하냐'는 목소리가 거세게 상충하고 있다.
먼저 정씨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인 누리꾼은 "한국은 징병 국가이자 북한과 70년 가까이 반으로 나뉘어 대립하고 있는 나라"라며 "60만 장병 개개인의 식성을 모두 고려해줄 순 없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또 다른 누리꾼 역시 "다수의 인권 보장, 부조리 척결 등은 반드시 이뤄져야 하는 과제이지만 소수의 성향까지 고려해주긴 현실적으로 힘들 것이다. 끼니때마다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식단을 별도로 준비해야 할 취사병들을 생각해봐라"는 목소리를 내놓기도 했다.
반면 "개인이 선호하는 식성이나 식단을 추구할 권리 또한 '인권'의 범주에 들어간다", "군대에 가는 것 자체가 선택이 아닌 의무인데 그 안에서조차 개인의 자유를 침해당해야 하나"는 반응이 등장하기도 했다.
이러한 사항에 대해 국방부 사업국실 관계자는 인사이트 취재진에 "별도의 채식 식단을 제공하기 위해선 조리병 대상 채식 교육과 병행해 조리 인력, 시설 추가 확보를 위한 예산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육류 제공 시 '쌈 채소'를 같이 제공하는 등 채식주의자도 함께 먹을 수 있는 식단을 확대할 예정이며 인권위에서 제도개선 권고 시 상세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