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오늘(25일) 개발도상국 지위 포기하고 '선진국' 공식 선언한 문재인 정부

인사이트뉴스1


[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문재인 정부가 199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하고 줄곧 유지해왔던 세계무역기구(WTO)의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했다.


25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 서울청사에서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열고 "향후 미래 무역 협상에서 개도국의 특혜를 주장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그간 국내 농업을 지킨다는 명분 아래 농업 부문에서만 개도국의 지위를 유지해왔다. 개도국은 다른 선진국과는 달리 정부가 해당 산업 관계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하면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하지만 개도국이 아니면 이 같은 정책은 펼칠 수 없다. 펼치면 WTO 규정 위반이 된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한국은 농업 부문에서만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으면서 경쟁력을 유지해왔는데, 계속되는 외부 압박에 결국 그 지위를 내려놓기로 했다. 


이에 농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개도국의 지위를 포기하면 먼저 농업에 감축대상보조금(AMS)이 현행보다 50% 삭감될뿐더러, 미국산 농산물의 물량 공세에 도태돼 사장될 우려가 있는 탓이다.


이날 홍 부총리의 메시지도 주로 농업의 경쟁력과 체질을 강화하는 데 모든 정책역량을 쏟아붓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이날 농업인의 소득 안정을 위해 공익형 직불제를 추진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공익형 직불제는 WTO에서 규제하는 보조금에 해당되지 않아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홍 부총리는 "내년 예산안에 공익형 직불제로의 전환을 위한 예산을 1조4000억원에서 2조2000억원으로 증액했다"며 "향후에도 직불금 예산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로컬푸드 소비기반의 마련을 위한 지원을 강화하고 주요 채소류에 대한 가격안정제를 확대하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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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개도국 지위를 포기한 정부의 결정이 어느 정도 이해는 되더라도, 모양새가 좋지 않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마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박에 밀려 다섯 번째로 개도국 지위를 포기하는 국가가 된 듯한 모양이기 때문이다. '답정너' 형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7월 한국을 겨냥해 경제 발전도가 높은 국가가 WTO 개도국 지위를 이용해 특혜를 누리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선진국의 기준으로 OECD 또는 G20 회원국이거나, 세계은행에서 분류한 고소득 국가, 또는 세계 상품 무역의 비중이 0.5%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경우를 꼽았다.


한국은 이 4가지에 모두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