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19일(화)

"경찰이 거꾸로 매달아 짬뽕 국물 얼굴에 부었다"...누명 쓴 19살 소년이 기억하는 사건 기록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남영동 1985'


[인사이트] 디지털뉴스팀 = 경찰의 강압 수사로 거짓 자백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주장이 또 나왔다.


화성 8차 사건 범인으로 지목돼 억울하게 옥살이를 한 윤 모(62)씨가 재심 청구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박 모(47)씨 역시 '이춘재 사건'을 뒤집어쓸 뻔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2일 한국일보는 경찰의 고문과 폭행으로 거짓 자백을 했었다는 박 모씨 인터뷰를 보도했다.


앞서 지난 15일 이춘재는 10건의 화성 사건 외에도 '1991년 1월 청주 가경동 여고생 살해 사건'과 '1991년 3월 청주 남주동 주부 피살 사건'이 자신의 소행이라고 자백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1987'


박씨가 휘말린 것은 1991년 1월 16일 청주 가경동 택지조성공사장에서 발생한 여고생 살인사건이다.


당시 17세였던 박 모양이 이 공사장의 하수구에서 성폭행 당하고 숨진 채 발견됐다. 이후 경찰은 인근에 거주하던 열아홉 살 박씨를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했다.


보도에 따르면 당시 박씨는 별개의 절도 사건에 휘말린 상태였다. 박씨는 "경찰이 잠을 재우지 않았고, 계속 때리고 나중에는 거꾸로 매달아 얼굴에 수건을 씌운 채 짬뽕 국물을 붓는 고문을 가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강간치사로 들어가서 몇 년 살다 나오면 된다는 회유가 있었다"며 "자포자기 심정으로 범행을 다 시인했다"고 전했다.


인사이트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영화 '변호인'


박씨는 교도소를 찾아온 어머니의 눈물에 정신을 차렸다고 했다. 이후 1·2심 재판에서 무죄판결과 검찰의 상고 포기로 풀려났지만, 주변에 소문이 퍼져 사람들을 피해 다녀야 했다.


그는 "이미 30년이 지난 일이지만 그때 당한 가혹행위에 대해선 사과라도 받고 싶다"고 말했다.


한편 박씨는 억울한 옥살이를 했음에도 시효가 지나 구금 보상신청도 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