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응원단도 없이 치러진 남북전에 인민군이 동원됐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17일 새벽 우리 축구 대표팀은 평양에서 열린 북한과의 월드컵 예선전을 치르고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이날 대표팀에 따르면 남북전의 관중석에는 인민군이 드문드문 배치돼 있었다. 응원단이나 중계진조차 없던 경기라 선수단에 압박감을 주려고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경기를 직접 본 주북한 스웨덴 대사 요아킴 베리스트룀은 관중석에 있는 인민군을 찍어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베리스트룀은 인민군을 향해 '경비(Guards)'라는 표현을 썼지만, 사진의 남성은 인민군의 복장을 하고 있다.
앞서 북한은 여러 차례 경기장에 인민군을 배치한 적 있다. 2017년 4월 7일 같은 경기장에서 남북전을 치른 여자축구 대표팀의 이민아 역시 관중석에 인민군이 서 있었다는 목격담을 전한 바 있다.
그는 입국하고 취재진과 만나 "입구에 총을 든 군인이 서 있었다"고 말했다. 올 초 컵대회를 소화하려고 방북했던 선수 해리 소어도 경기장에서 인민군을 목격했다는 후일담을 전했다.
보통 경기장에는 안전사고의 예방을 위해 보안요원을 배치할 뿐, 군인을 동원하는 국가는 거의 없다. 군인이 위화감을 조성해 경기를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표팀은 북한의 여러 압박에도 크게 동요치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팀의 왼쪽 수비를 책임지는 김진수는 귀국하고 취재진과 만나 "들은 게 있어 (인민군이) 크게 놀랍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중이 많이 올 것으로 생각했는데 막상 경기 날 보니 그렇지 않았다"며 "많은 분 앞에서 경기할 기회였는데 무관중으로 하게 돼 아쉽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경기는 득점 없이 0대0으로 비겼다. 조별리그에서 나란히 2승 1무를 기록한 한국과 북한은 승점 7점을 얻었고, 한국이 득실에서 우위를 점해 H조 1위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