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3일(토)

[신간] 천억도 그의 시만 못하다는 애절한 연서 '내 사랑 백석'

인사이트사진 제공 = 문학동네


[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서울 성북동 길상사를 가본 사람들은 한 번쯤 시인 백석과 자야의 사랑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문학동네는 시인 백석의 알려지지 않은 젊은 시절을 촘촘히 복원해 쓰여져 오랫동안 사랑을 받아온 김자야의 산문 '내 사랑 백석'을 개정판으로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책을 쓴 백석의 연인 자야의 본명은 김영한, 기명 김진향이고, 자야는 연인이었던 시인 백석이 지어준 아호이다.


올해 김자야 여사의 20주기를 앞두고 새로운 장정으로 출간된 '내 사랑 백석'은 20대 청년 백석의 꾸밈없는 모습과 섬세한 마음, 문우들과의 교우관계, 그리고 그의 시가 발산하는 애틋한 정조의 이면 등을 그를 깊이 연모한 여성 김자야의 필치로 전하고 있다.


인사이트성북동 길상사 / 사진=인사이트


이 책은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1부 '운명'에서는 김영한이 기생 김진향으로 입적할 수밖에 없었던 기구한 성장기와 젊은 시인 백석과의 애틋한 첫 만남을 그렸다.


2부 '당신의 '자야''에서는 백석으로부터 '자야'라는 아호로 불리며 절정의 사랑을 나누었던 3년의 이야기를, 3부 '흐르는 세월 너머'에서는 팔순에 가까워진 노년의 자야의 심경을 순차적으로 보여준다.


책 말미에는 김자야 여사의 집필과 출간을 뒷바라지해 끝내 백석과 자야의 사랑을 세상에 알린 시인 이동순의 발문과 백석 연보를 덧붙였다.


멋쟁이였던 모던보이가 어떻게 토속적인 시를 쓸 수 있었는지, 그의 시에 나오는 '나타샤', '고흔 당신', '허준' 같은 시어에 얽힌 실제 인물들은 누구인지, 그의 성격은 어떠했는지, 교사와 기자로 일하다가 다시 만주로 떠나고 만 이유는 무엇인지 등 젊은 날의 백석의 삶의 궤적이 고스란히 담긴 이 책은 백석 연구의 서브텍스트로서도 그 의의가 각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