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몰래카메라는 어디에든 있을 수 있다"
몰래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파악하고 삭제 및 검거하는 일을 맡았던 경찰이 언젠가 한 말이다. 한국은 '몰카 천국'이라는 악명까지 덧씌워질 정도로 불법 촬영이 만연해 있다.
특히 이따금 '모텔 불법 촬영 사건'이 터져 나오면서 사람들을 충격에 빠뜨릴 정도다.
유명 숙박 어플 등에 등록된 모텔 같은 경우 몰카가 없다는 인식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인식일 뿐이다. 언제 몰카가 발견될지 모를 일이다.
실제로 전수 조사를 한 것은 아니기 때문에 늘 긴장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적발된 몰래카메라들이 설치돼 있는 장소를 보면 기상천외한 수준이기 때문에 늘 경계가 필요한 것이다.
언론 매체 CBS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씨리얼'에 따르면 몰카의 종류는 3천 가지가 넘는다. 나사 몰래카메라가 이미 예전부터 유행했으며, 이 몰래카메라는 지하철 화장실 문짝에 사용된 사례도 있다.
건물 화재감지기에도 몰카라 설치돼 있기도 했으며, 샤워기 헤드에 카메라가 설치된 사례도 있다.
이 샤워기 헤드에 설치됐던 몰래카메라는 샤워하는 이의 온몸 구석구석을 모두 촬영했을 정도였다고 하니 끔찍하기로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몰래카메라의 형태가 이토록 다양해지고 있지만 이를 감지하는 기술은 그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와 지자체는 범죄에 악용되는 카메라를 찾기 위해 50억원을 투입했지만, 대부분 적외선 탐지기가 아닌 LED형 탐지기를 사용하고 있다.
불법 촬영 카메라 70%가 LED형 탐지기에 식별되지 않는 코팅 카메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제대로 카메라를 찾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몰래카메라 범죄는 2011년 1,523건에서 2017년 6,470건으로 늘었다. 7년 사이 무려 4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서울시가 시민 1,5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 80% 이상이 "몰래카메라 범죄에 불안감을 느낀다"고 호소했다.
날로 기술이 발전하고 피해 사례가 늘어나는 만큼 이에 대한 강력한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필요시 예산을 늘리고, 적발 처벌을 강화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