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혜연 기자 = 해외에서는 요즘 개의 뛰어난 후각을 이용해 암 환자를 감별하는 연구가 한창이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숨만 내쉬어도 폐암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기술을 개발했다.
X선이나 CT와 달리 방사선에 노출될 염려가 없고 정확도도 비교적 높아 폐암 조기 진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분당서울대병원과 함께 날숨(호흡)으로 폐암 여부 진단을 돕는 의료용 '전자코'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폐암에 걸리면 암세포의 신진대사로 호흡기에 톨루엔과 벤젠 등 특정 성분이 늘어나는데 이 변화를 감지해 폐암을 진단하는 원리다.
방법을 살펴보면 날숨이 담긴 비닐 안에 탄소 막대를 넣으면 호흡 중 배출되는 여러 가스 성분이 막대에 달라붙는다.
이 막대를 전자코 시스템에 삽입하면 내장 센서가 성분을 구분해 낸다. 최종적으로 날숨 정보를 기계학습 알고리즘으로 비교·분석해 폐암 유무를 판별하게 된다.
실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폐암 환자 37명과 정상인 48명 날숨을 채취해 200회 정도 살핀 결과 진단 정확도는 약 75% 수준이었다고 연구팀은 소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이대식 박사는 "기술이 상용화되면 폐암 진단 관련 의료기기 시장 경쟁력 확보는 물론 정부 건강보험료 지출 비용 절감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호흡 과정에 특정한 물질이 나오는 위암이나 대장암 진단에도 이 기술이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