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도서출판 말모이는 지난달 27일 '어찌 상스러운 글을 쓰려 하십니까'를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훈민정음 창제 이후 대한제국과 일제강점기 초기까지의 200권 이상의 우리 교과서들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그 흐름과 핵심을 짚어나간 시간여행 에세이다.
시대별 한글의 변천과정과 함께 나라가 위태롭던 대한제국 시기는 물론이고 일제식민지 초기 일제 치하에서 한글을 통해 민족정신을 지켜나갔던 선조들의 피어린 고투도 만나볼 수 있다.
단순히 한글을 찬양하거나 그 우수성을 설파하려는 책이 아닌, 오히려 우리 역사의 한 뒤안길에 묻어버리거나 감추고 싶은 이야기를 당시 편찬된 교과서를 근거 삼아 끈질기게 파헤치고 있다.
세종대왕이 한글을 1446년에 창제한 후부터 조선왕조시대가 저물어가던 19세기 후반, 그러니까 근 450여 년 동안 우리 민족은 한글을 어떻게 수용해 왔는가, 하는 의문과 대답이 이 책의 절반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우리 민족이 마땅히 사용해야 할 문자로 받아들여 왔던가, 아니면 철두철미하게 무시하고 경멸했으며 또 천시해왔는지의 여부를 추적해 간다.
시대별 교과서 풍경을 담고 있는 조선시대 교과서와 대한제국시대 교과서 속 이미지들이 풍부하게 실려 있는 것도 장점이다. 그간 들어본 바 없는 희귀본에 대한 소개까지 겸하고 있어 서지적인 가치로도 매우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