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아이가 어린이집에서 모기에 물렸다는 이유로 학부모에게 시달리다가 퇴사한 교사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30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어린이집 교사인데 벌레 때문에 퇴사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5년 차 어린이집 교사라고 밝힌 A씨는 자신이 겪은 황당한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했다.
만 1세 아이 5명을 도맡고 있던 A씨는 몇 주 전, 어린이집 앞에 아이들과 바깥 산책을 다녀왔다.
야외활동을 하다가는 모기에 물릴 수도 있으니 미리 약도 뿌려주고 모기 패치 등을 이용하는 등 아이들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A씨는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산책 후 돌아와 보니 한 남자아이의 눈가에만 모기 물린 자국이 있었다. 자세히보니 눈뿐만 아니라 몸에도 물린 흔적이 있었다.
일단 A씨는 눈을 제외한 부분에 약을 발라주고 아이를 재웠다. 그런데 자고 일어나자 아이의 눈이 탱탱 부어올랐다.
결국 아이는 모기에 탱탱 부은 채 집으로 돌아갔고, 이를 본 학부모는 문자를 보내 노발대발 화를 냈다.
"아니, 어떻게 아이를 관리했길래 이렇게 됐나요? 왜 우리 아이만 벌레 물린 건지 해명해주세요"
A씨는 매우 당황했다. 모기약에 팔찌까지 채워줬는데 그 아이만 모기에 물린 건 자기 탓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학부모의 황당한 주장에 A씨는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다음날, A씨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아이를 방치한 교사라는 말과 함께 따가운 눈총을 받았다.
현장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갑질'이었지만 결국 이 사건을 끝으로 A씨는 어린이집 교사를 그만두기로 결심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모기 물린 것으로 그 난리를 쳤다니", "글만 읽어도 단명할 것 같다", "이 정도도 이해해주지 않는 건 심하다" 등 반응을 보였다.
반면 또 다른 어린이집 교사들은 "흔히 겪는 일"이라며 "조금만 잘못돼도 무조건 교사 탓을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학부모들이 말도 안 되는 문제로 트집을 잡고 닦달해 교사들이 퇴사하는 일은 부지기수라고 한다.
한편 지난해 10월에는 맘카페 회원들의 모함으로 예비신부였던 어린이집 교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일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