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장경윤 기자 =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 등으로 '죽음의 땅'이 되어버린 보츠와나의 사진이 환경 문제에 대한 경종을 울리고 있다.
최근 영국 일간 더선은 극심한 가뭄으로 굳어져 가는 진흙 속에 갇혀 그대로 죽음을 맞이한 동물들의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이 가슴 아픈 비극은 수십 년 동안 최악의 가뭄에 시달려온 보츠와나 오카방고 델타 지역의 한 호수 인근에서 촬영됐다.
현재 이곳의 동물들은 생명의 기운이 모두 사라져버린 땅에서 농부가 주는 건초와 고갈 직전인 호수의 물에 의존해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진흙 목욕을 즐기는 하마에게도 보츠와나의 환경은 가혹하기만 하다.
보츠와나에 서식하는 수백 마리의 하마는 점차 딱딱하게 굳어지는 진흙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마치 생매장을 당하듯 숨을 거둔 것으로 전해졌다.
물을 마시지 못하거나 풀을 찾을 수 없어 쓰러지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누군가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는 이상 이들의 앞에는 비참한 죽음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이처럼 보츠와나의 호수를 메마르게 만든 주범으로는 지구 온난화와 엘니뇨(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는 현상)를 꼽을 수 있다.
해당 장면을 촬영한 사진작가 마틴 하비(Martin Harvey)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보츠와나의 가뭄은 기후 변화가 지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미리 보여주는 사례"라며 "호수는 이미 말라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전했다.
"하마와 소, 말 등이 물이 없어 죽어가고 있다"며 "앞으로 더 많은 죽음이 찾아올 것이라는 생각에 가슴이 아프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지난 23일 미국 뉴욕에 위치한 유엔본부에서는 세계 각국의 정상이 참석한 '유엔 기후 행동 정상회의'가 개최된 바 있다.
이날 각국 정상은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와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 등의 대책을 제시했으나, 여러 외신과 환경 단체는 "구체적이지 못하고 미약한 약속"이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