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혜연 기자 = 세계 정상급 국내 선수들이 즐비한 양궁에서는 국제 대회보다 국내 대회 우승이 더 어렵다.
지난 24일 경북 예천 진호국제양궁장에서 끝난 2020년도 양궁 리커브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이러한 '한국 양궁의 클래스'가 다시 한 번 여실히 드러났다.
이번 대회 리커브 여자부 개인 종합에서는 세계 랭킹 1·2위인 장혜진(LH), 기보배(광주광역시청) 국가대표 선수들이 줄줄이 탈락했다.
장혜진은 배점합계 34점으로 22위에 머물렀다. 3차 예선 진출 커트라인인 20위 안에 들지 못한 장혜진은 태극마크를 유지할 수 없게 됐다. 내년 7월 도쿄 올림픽 출전도 불가능해졌다.
장혜진은 한국을 대표하는 궁수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은 태극마크를 놓친 적이 없을 정도로 탁월한 실력을 자랑했다.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 하나, 은메달 하나를 획득했고, 2015년 방콕 아시아 선수권대회 2관왕에 오르기도 했다.
2016년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두 개를 따냈고, 201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같은 결과를 냈다. 지난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는 단체전 금메달을 얻었다.
1987년생으로 서른 살을 넘은 나이에도 꾸준히 국가대표로 활약했으나 이번에는 치열한 경쟁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한 기보배도 앞서 2차 선발전 중간 집계에서 탈락했다.
대한양궁협회는 올해부터 국가대표 선발전 방식에 변화를 줬다. 기존 국가대표에게 가산점을 주는 방식에서 탈피해 모든 선수들인 1라운드부터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하게 했다. 그 결과가 장혜진, 기보배의 탈락이라고 볼 수 있다.
두 선수가 충격적으로 탈락한 가운데 주요 선수들은 태극마크를 지켰다. 여자부 1위는 배점합계 94점을 기록한 세계 랭킹 1위 강채영(현대모비스)이다. 2위는 88점을 기록한 이은경, 3위는 87점을 쏜 최미선(이상 순천시청)이 차지했다.
남자부에서는 지난해 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이우석(국군체육부대)이 배점합계 93점으로 1위에 올랐다.
남녀부 상위 8위 안에 포함된 선수들은 동계훈련을 위해 진천선수촌에 입촌해 본격적으로 올림픽을 준비하게 된다.
상위 4명은 11월 22~28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시아 선수권대회에 출전한다.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결정할 3차 선발전은 다음 해 초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