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치사율 100%에 달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이 국내 최초로 발병했다.
이 병으로 인해 신선한 삼겹살을 30년간 먹기 힘들게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까지 나왔다.
지난 17일 문정훈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 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이 같은 글을 남겼다.
문 교수는 "동유럽은 돼지열병으로 양돈산업이 완전히 초토화됐고 스페인과 포르투갈에 이 병이 돌았을 때 회복하는 데까지 무려 36년이 걸렸다"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초동대응을 잘못해 돼지열병이 전국으로 확산된다면 "국내산 삼겹살을 먹는 것은 어쩌면 30년 후가 될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문 교수는 또 돼지열병 방역에 실패하기라도 한다면 피해는 양돈업에 이어 사료산업, 식품산업, 외식업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자체 산업 규모 8조, 연관 산업까지 합치자면 그 규모가 수십 조가 넘어가는 양돈산업이 무너지면 걷잡을 수 없는 일들이 생기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교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발병을 "국가적 재난"이라고 표현하며 "국가재난 상황을 선포하고 과감히 밀어 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교수는 "멧돼지 개체 수를 줄이고 잔반 사료 급이를 금지해야 하며 파주 농장 반경 수십 킬로 내의 돼지는 전수 폐사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최근 한 달여간 파주 농장을 들어갔다가 나온 차량들이 한 번이라도 들어간 농장들은 무조건 한 달 동안 폐쇄하거나 돼지들을 다 폐사시켜야 한다"고 과감한 초동 대응을 조언했다.
앞서 지난 17일 경기도 파주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병했다. 이후 경기도 연천군에서도 나왔다.
이 병으로 돼지고기 경매가도 33%나 급등했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한 인근 지역의 경매가는 60% 이상 폭등하기도 했다.
아래는 문 교수가 주장한 '국가적 재난: 아프리카돼지열병'의 전문이다.
지옥문이 열렸다.
우리는 과연 막을 수 있을 것인가?
최악의 경우 신선육 냉장 삼겹살은 30년간 먹기 힘들게 될지도. 정부는 국가재난을 선포하고 지나치다고 생각될 정도까지 방역을 하지 않으면 이를 도저히 막을 수 없을 듯.
최근 몇 년간 우리 정부가 방역을 잘 하고 있다는 이야기들을 듣는데(구제역, AI 등 실제 발병과 확산이 확실히 줄어들었음), 전문가들의 견해를 들어보면 국가가 방역을 잘 하는 것이 아니라 농장주가 자체적으로 방역에 대한 관리 및 투자를 많이 하기 때문이라는 결론에 달하게 된다. 그러나 아프리카 돼지 열병은 아직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기존의 방역 체계로는 어쩌면 전혀 막을 수 없는 질병인 것으로 보인다.
이럴 때 정부가 과감히 나서주어야 한다. 준전시 상황이라 생각하고 과감하고 신속한 의사결정과 일사불란한 작전 전개를 하지 않으면 한반도에 돼지는 씨가 마를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