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실생활에 쓰이긴커녕 현지인들도 어려워하는 문제로 가득 찬 9급 공무원 시험 수준을 두고 누리꾼들의 지적이 이어졌다.
현실과는 동떨어진 문제 유형 탓에 영어시험 '무용론'까지 등장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현지인들도 어려워하는 한국 영어시험 수준"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다수 올라왔다.
앞서 지난 2월 서울시 9급 공무원들을 뽑는 '9급 필기 임용시험' 영어 과목은 전체적으로 평소보다 난이도가 높아 악명을 떨쳤다.
이 가운데 공시생들의 '동공 지진'을 불러일으킨 문제 하나가 출제됐다.
밑줄 친 'guffaw'라는 어휘의 동의어를 묻는 문제였다. 'guffaw'는 우리 말로 큰 웃음, 박장대소를 의미한다.
해당 단어 자체도 일반적으로 잘 쓰이지 않는 단어인데 보기에 나온 단어들의 난이도 역시 마찬가지로 상상 이상이었다.
'smirk'(능글맞게 웃다), 'giggle'(피식 웃다), 'belly laugh'(껄껄 웃다) 등 흔히 접하기 어려운 단어들이 보기로 등장했고 답은 'belly laugh'였다.
공시생들은 물론 영어권 국가에서 수년째 거주 중인 현지인들도 쉽게 풀지 못할 정도의 수준이었다.
실제로 해당 문제를 접한 한 누리꾼은 "호주에서 10년째 살고 있는데 저 중 절반은 아예 들어보지도 못했다"며 "저런 단어 몰라도 일상 회화, 실생활에 전혀 지장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합격 변별력을 주기 위해서 출제된 문제라곤 하나, 어학 능력을 판가름하기 위해 적절한 어휘를 선별해야 함에도 본래 취지와 크게 벗어난 문제의 난이도는 아쉬움을 남긴다.
이와 관련해 한 전문가는 "공무원들의 어학 능력 증진에는 전혀 도움 되지 않는, 단순 암기 위주의 비효율적 학습을 강요하는 시험 문제 출제는 지양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