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살인을 저지른 피고에게 징역 17년을 선고한다"

얼마 전 전주지방법원 군산지원의 법정에서 판사의 이러한 선고가 나오자 탄식이 쏟아졌다.

웅성웅성 대는 소리가 가득한 가운데 세 가족은 어떤 소리도 내지 못한 채 오열했다. 엄한 벌을 받아 마땅한 흉악범에게 17년 뒤 '자유'가 주어진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지난 2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부모님 보는 앞에서 제 오빠를 칼로 잔인하게 살해한 범인이 '반성한다'는 이유로 징역 17년을 받았습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청원글이 게재됐다.

해당 글을 게재한 A씨는 살인 피해를 당한 피해자의 엄마다.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

A씨는 "22살밖에 안 됐던 우리 아들이 저와 남편이 보는 앞에서 살인자에게 칼로 난자당해 숨을 거뒀다"면서 "흉악범에게 주어진 처벌은 고작 징역 17년이다"라고 호소했다.

심지어 가석방까지 가능해 모범수로 선정이 되면 12년 뒤에 자유가 될 수 있다고 한다.

A씨의 딸이자 피해자의 여동생 B씨도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호소글을 올리며 흉악범에 대한 엄한 처벌을 요구했다.

B씨에 따르면 가해자는 느닷없이 피해자의 아빠에게 전화로 욕을 했고, 화가 난 아들이 전화를 건네받아 맞대응 하자 있는 곳까지 찾아왔다.

피해자의 얼굴을 칼로 최대 80회 찌른 김성수 / 뉴스1

차를 몰고 온 가해자는 피해자를 보자마자 느닷없이 칼로 몸을 찔러댔고, 끝내 칼로 난자해 목숨을 앗아갔다. 가해자가 피해자를 찌른 이유는 그저 버릇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가해자는 피해자 가족에게 단 한 번도 사과하지 않았다고 한다. 미안해하는 기색도 보이지 않았고 오히려 형량을 줄이기 위해 온갖 가식만 떨었다는 게 피해자 가족들의 호소다.

B씨는 "가해자는 판사에게 반성문만 꾸준히 제출했다"면서 "그 반복적인 반성문이 판사의 양형 기준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가족들이 고통 속에 살아간다. 매일 밤 악몽에 시달려 잠을 못잔다"고 덧붙였다. 현재 A씨는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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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와 B씨는 살인이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는 범죄의 양형기준을 대폭 상향하고, 살인 범죄가 줄어 국민들이 더 마음 편하게 살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B씨는 "오빠를 죽인 살인자가 더 강한 처벌을 받고, 가석방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호소했다.

한편 국내 교도소 재소자들은 재판에서 받은 형기의 70~80%를 채우면 가석방될 수 있다.

정부는 교도소 등 수용시설의 과밀화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수용자의 가석방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법무부는 "현재 한해 전체 석방자 중 25% 수준인 가석방 비율을 50% 수준으로 올리고, 평균 형 집행률을 현행 85% 수준에서 75%로 낮추면 교정 시설 과밀수용 해소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