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함께 유명 카페에 들렀다.
오늘의 메뉴는 입에서 살살 녹는 머랭 케이크와 오믈렛 빵, 그리고 시원한 라즈베리 에이드와 아인슈페너.
3만 원이 조금 넘는 가격에도 망설이지 않고 카드를 내밀었다. 예쁘고 맛있으면 가격은 상관없다.
디저트를 입에 넣기 전, 먼저 카메라에 담았다. 예쁜 디저트들을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위해서다.
'오늘도 OO와 카페 데이트'라는 문구와 함께 온갖 해시태그를 넣었다.
그런데 이때 "다음 주 결혼식에 뭐 입고 갈 거야?"라는 친구의 말에 멍해졌다.
아직 입고 갈 옷을 사지 못했기 때문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본 원피스가 예뻐 사고 싶었지만 3만 원이 넘는 가격에 선뜻 구매 버튼을 누르지 못했다.
얇은 여름 린넨 원피스 하나에 3만 원이 넘으니 돈이 너무 아까웠기 때문이다.
돈이 아까워 아직 고민하고 있다는 말에 친구는 "야 너는 방금도 디저트에 3만 원 넘게 써놓고 옷 한 벌에 벌벌 떠냐?"라고 나무랐다.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2~3만 원이 넘는 디저트에 쓰는 돈은 안 아까운데 옷 한 벌에 3만 원이 넘으면 고민하게 된다'라는 글에 많은 누리꾼들이 공감하고 있다.
요즘 귀여운 스누피가 그려진 컵케익, 조개 모양의 마카롱, 형형색색 컬러풀한 홀 케이크 등 화려한 비주얼을 자랑하는 디저트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런데 이런 디저트들의 가격은 대부분 밥값을 뛰어넘을 정도로 비싸다.
밥을 먹고 난 후 먹는 디저트에 더 많은 돈을 쓴다는 것이다.
특히 집세에 공과금, 교통비까지 내 돈이 없다면서도 기어코 사 먹는 사람들도 많다.
어떤 이들은 이를 보고 "사치를 부린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비싼 디저트는 사 먹으면서도 옷 한 벌 사는 것을 고민하는 이들은 자신에게 있어서 옷보다 디저트의 가치가 더욱 큰 것이다.
또한 SNS가 발달하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나 이렇게 예쁜 디저트 먹었어요'라고 과시하고 싶은 욕구가 작용한 것이기도 하다.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단맛이 당기는 것처럼 달콤하고 예쁜 디저트가 힘든 일상에 위안이 되기 때문에 디저트에 돈을 아끼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렇다면 당신에게는 디저트와 옷 중에 어떤 것이 더 가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