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진이가 누구야?"
A씨는 아침부터 여자친구의 질문에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수진'이라는 여성은 바로 전 여자친구이기 때문이다.
그는 지금껏 여자친구를 만날 때마다 늘 이런 난처한 상황에 처했다.
그 이유는 바로 심한 잠꼬대 때문이었다.
A씨는 평소 피로가 쌓인 날 잠결에 온갖 말을 쏟아내는 잠꼬대를 하곤 했다.
특히 그는 전 여자친구의 이름을 부르는가 하면, 옆에서 자는 여자친구를 밀치며 욕설을 하는 등의 잠꼬대 때문에 여자친구와 다툰 적도 많았다.
한 달에도 여러 차례 잠꼬대 때문에 여자친구와 갈등이 생기자 A씨는 '치료를 받아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도 했다.
하지만 그는 곧 '몽유병도 아니고 잠꼬대일 뿐인데 무슨 치료까지 받아' 하며 병원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의학적으로 봤을 때 단순한 잠꼬대는 질환이 아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렇게 전 연인의 이름을 부른다거나, 기분을 상하게 하는 말 등 잠꼬대 내용이 문제가 되는 경우 그리고 잠꼬대가 크고 잦은 경우에는 꼭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A씨처럼 잠꼬대가 심한 경우를 '렘수면행동장애'라고 하는데 이는 치매나 파킨슨병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렘수면행동장애란 꿈에서 달리기를 하면 실제로도 발을 달리듯 움직인다든지, 누군가와 싸움을 하면 실제로도 주먹질과 발길질을 하는 등 꿈을 꾸면서 꿈에서 일어나는 행동을 실제로도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심할 경우 집 밖으로 나가거나 창문 밖으로 뛰어내리는 등 큰 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위험하다.
만약 이렇게 심한 잠꼬대로 병원을 찾으면 보통 수면과 수면 중의 여러 가지 주요 신체기능을 검사하는 '수면다원검사' 그리고 적외선 비디오 녹화로 증상을 확인한 후 치료를 하게 된다.
단순히 중얼거린다든지 뒤척이는 잠꼬대는 괜찮지만, 만약 당신의 연인이 잠을 자는 도중 전 연인의 이름을 자주 부른다든지, 상처가 되는 말을 던지는 등의 잠꼬대를 한다면 화를 내는 대신 병원에 데려가길 바란다.
그가 자신의 의지와는 달리 '렘수면행동장애' 때문에 이런 잠꼬대를 한 것일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