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함철민 기자 = 사랑이 시작되고 나서 두 사람은 서로 연락을 주고받는다. 아침·점심·저녁으로 안부를 묻고 서로의 일상을 확인한다.
돌아오는 답변에서 그의 일상은 하루하루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머릿속에 그를 그릴 수 있다는 즐거움을 준다.
'연락'이 연인에게 주는 하나의 표현이자 관심인 이유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침·점심·저녁으로 연락 잘하는 남자 만나세요"라는 남성 A씨의 글이 올라왔다.
그에 따르면 A씨는 얼마 전 사랑하던 여자친구와 이별했다. '연락'이 문제였다.
A씨는 "어쩌면 여자친구의 존재를 항상 같은 곳에 있는 당연한 존재로 생각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관계가 길어질수록 '당연히 내 옆에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은 A씨의 무의식을 채웠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여자친구에게 소홀해져 갔다.
애정이 담긴 자상한 문자가 조금은 부끄럽고 간지럽다고도 생각했다.
그렇게 A씨의 답장은 점점 늦어지고 짧아졌다.
핑계는 있었다.
"오늘 부장님과 회식하느라 연락을 못 했다", "일이 산더미같이 쌓여서 바빴다", "거래처와 미팅 중이었다" 등등.
핑계가 늘어나는 만큼 여자친구의 카톡에 '1'이 사라지는 시간 또한 길어졌다.
여자친구는 그사이 인고의 시간을 견뎠으리라. 그의 여자친구는 오지 않는 답장에 불안해지고 길어지는 통화음에 걱정이 늘어갔던 듯하다.
결국 여자친구는 그렇게 스스로의 감정을 다 태운 후 A씨에게 장문의 메시지를 남겼다. 메시지에는 A씨가 핑계를 대던 그때 여자친구가 느꼈던 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전혀 알지 못했던 여자친구의 감정과 상태. 그제서야 A씨는 연락이 뜸했던 자신, 만나서도 무표정으로 일관했던 자신을 깨달았다.
후회해도 이미 늦은 것이었을까.
A씨는 그길로 여자친구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내가 미안했다. 제발 전화 좀 받아달라"는 그의 카톡에서도 '1'은 사라지지 않았다.
A씨는 "사라지지 않는 '1'을 바라보며 깨달았다. 여자친구도 지금의 나처럼 아프고 힘들어했을 거라는걸"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내 마음에서 그녀를 놓아주려 한다"며 "어디서 무얼 하든지 아무리 바쁘더라도 바로바로 성의 있게 대답해주는 그런 사람 만나라"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 글을 본 누리꾼들은 "나도 연락이 잘 되는 그런 사람이 좋다", "내 남친도 앞으로는 나한테 집중해주길", "우리도 명심하자"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