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일본산에만 의존했던 반도체 등 핵심 소재가 하나둘씩 국산화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전량 수입해오던 폴더블 스마트폰과 롤러블 텔레비전(TV)의 핵심 소재도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나왔다.
향후 국내에서 첨단 디스플레이 제품을 생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20일 뉴스1은 소식통을 인용해 국내 중소기업 A사가 최근 '플렉시블(flexible) OLED 기판용 폴리이미드'를 생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플렉시블 OLED 기판용 폴리이미드는 조만간 국내 한 대형 디스플레이 업체에서 테스트를 받을 예정이다. 이 폴리이미드는 폴더블폰과 롤러블 TV 등의 핵심 소재다.
업계는 테스트가 성공하면 이 폴리이미드를 A사 제품으로 점차 대체할 예정이다. 기존의 일본산 소재를 교체하면 전체 공정을 바꿔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감당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정을 바꾸는 비용이 일본의 수출 규제 리스크로 인한 비용보다 훨씬 적을 것으로 보여 국산화가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다만 아직 난관은 있다. 제품의 수요는 넘치는데, 환경 관련 규제에 막혀 생산력이 따라가질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폴리이미드 관련 소재를 생산하려면 화학물질관리법(화관법)에서 관리 대상으로 정한 화학물질이 원료로 필요한데, 사용할 수 있는 화학물질의 양이 제한돼 양산이 불가능한 상태인 것.
실제로 현재 A사는 수주한 물량을 맞추기 위해 기존 생산 라인을 증설하고 자금도 조달했지만, 법적 문제에 막혀 난항을 겪고 있다.
A사 관계자는 "일본에 의존하던 소재를 국산화해 '배'를 만들었고, 국내 기업의 국산화 의지도 생기는 등 '물'도 들어온다"며 "그런데 배를 저을 노가 없어 앞으로 나갈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핵심 소재의 국산화를 위해선 규제 완화 등 정부의 호응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특수 목적의 산업단지에서만 화학물질에 대한 규제를 일부 완화하는 방안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편 A사는 일본에 의존했던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핵심 소재 연성동박적층판(FCCL)의 생산 기술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