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학창 시절에는 친구 관계가 세상 그 무엇보다도 가장 중요한 시기다.
그런데 그 시기에 억울하게 도둑으로 몰려 왕따를 당한 것도 모자라, 10년이 흐른 뒤에도 고통받는 여성의 사연이 누리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지난 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제 학창 시절을 망친 친구가 청첩장을 보냈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28살 A씨는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고등학교 2학년 때 같은 반이었던 한 친구와 친하게 지냈다.
두 사람은 금세 단짝이 돼 모든 것을 공유하며 우정을 쌓아갔다.
그러던 어느 날, 친구가 소중히 아끼던 CD 한 장이 사물함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때 친구는 A씨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서로의 사물함을 자주 열어봤을뿐더러 누구보다 서로에 대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A씨는 반에서 가장 먼저 등교했고 토요일에도 유일하게 학교에서 자습을 한 학생이기도 했다.
믿었던 친구는 그렇게 A씨가 범인이라고 확신했다. 아니, A씨가 범인이어야만 하는 것처럼 몰아붙였다.
친구는 반 아이들이 다 보는 앞에서 A씨가 도둑이라면서 욕까지 했다.
심지어 다른 반에도 헛소문을 퍼뜨리고 야간자율학습 시간에는 도난사건과 관련해 경찰을 부르기도 했다.
A씨는 정황상 도둑으로 몰렸고 이 일로 인해 왕따까지 당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다음 해, 친구는 A씨의 집에 할머니만 계실 때 방문해 A씨 방을 살펴보기도 했다.
A씨는 그런 친구의 모습에 더욱더 환멸이 났고 이후 우울증, 무기력증까지 찾아왔다.
이런 일 때문에 A씨에게 고등학교 2학년, 3학년 시절은 언제 떠올려도 고통스러운 기억으로 남았다.
그런데 성인이 되어서 친구가 A씨에게 종종 연락을 해오기 시작했다. "우리 얼굴 한번 봐야 하지 않겠어?"라고 비아냥대는 말투로 말이다.
심지어 이번에는 결혼한다고 A씨에게 청첩장까지 보내왔다. 포스트잇으로 쓴 성의 없는 쪽지도 함께 왔다.
"OO아, 나 결혼해. 너도 꼭 와줬음 좋겠어서 다른 친구한테 물어봐서 보내.
전에 너랑 나랑 안 좋은 일은 있었지만 식장에서 웃으면서 보고 싶다~
축의금은 필요 없으니까 밥이라도 많이 먹고 가. 꼭 오고 그때 보자!"
지난 일은 모두 잊어주겠다며 선심 쓰듯 A씨를 한껏 조롱하는 내용이었다.
A씨는 더이상 참을 수가 없었다. 그동안 친구의 이런 연락에도 화 한번 내지 않았던 자기 자신마저 너무 미워졌다.
그러면서 A씨는 이 지저분한 인연은 어떻게 해야 확실히 끝낼 수 있을지 누리꾼들에게 물었다.
그러자 누리꾼들은 자신의 일처럼 함께 불같이 화를 내줬다.
지금까지 당했던 것처럼 가만있지 말고 '회심의 일격'을 가하라는 것이 누리꾼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
그중에는 친구의 새 신랑에게 연락해 모든 사실을 털어놓으라는 조언도 있었다.
여기서 어떤 방법을 택하던 그건 오로지 A씨의 몫이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이 악연을 끝내기 위해서는 A씨의 확실한 대응이 필요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