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천 기자 = CJ헬스케어를 인수해 식품업계에 뛰어든 한국콜마가 불매 운동 명단에 올랐다. '아베는 대단한 지도자', '한국 여성들이 7달러에 몸을 팔 것' 등 일본의 경제 보복을 두둔하는 발언이 담긴 영상을 직원들에게 보여줬기 때문이다.
지난 9일부터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한국콜마의 CJ헬스케어 제품을 사지 않겠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한국콜마의 급소는 CJ헬스케어라면서 컨디션 등의 제품을 사지 말아야 한다고 구체적인 방향까지 제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이 한국콜마의 치명적인 약점이 CJ헬스케어라고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표적인 이유를 꼽자면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를 인수하면서 생긴 '빚' 때문이다.
한국콜마는 지난해 1조 3,100억원을 들여 CJ헬스케어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직접 투입한 현금은 600억원이고 나머지는 다 빌린 돈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인수금융으로 충당한 금액이 약 6천억원, 재무적투자자들로부터 충당한 금액이 3,500억원, 차입금으로 메운 금액이 3천억원이다.
이로 인해 한국콜마는 작년 말 기준으로 전체 차입금이 전년보다 9천억원 급증한 1조 1,070억원을 기록했다. 매년 나가는 이자 비용은 기존 이자에 추가로 200억원이 더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일각에서는 무리한 확장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지금의 한국콜마는 CJ헬스케어에서 발생하는 이익금으로 차입금 이자를 지불하는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CJ헬스케어의 제품이 팔리지 않으면 다른 곳에서 발생하는 이익으로 이자 비용을 메꿔야 하는 형국이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한국콜마를 불매하기는 어렵다. 전문의약품들이 상당수인 탓이다. 이 때문에 일부 소비자들은 처방받는 의약품을 실질적으로 불매하기는 어려우니 CJ헬스케어에서 생산하는 음료인 컨디션 등의 제품이라도 불매해야 한다고 목소리 높이고 있다.
현재 CJ헬스케어는 컨디션, 컨디션CEO, 컨디션레이디, 헛개수, 히비스커스 헛개수, 홍삼진, 홍삼진 골드를 생산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컨디션 등의 제품이 팔리지 않으면 결국 모회사에서 벌어들이는 돈을 자회사에서 지출하는 형태가 되므로 CJ헬스케어가 한국콜마의 급소가 되는 셈이다", "불매운동에 동참해 뼈저리게 후회하게 만들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은 지난 6일부터 7일 이틀 간 직원 700여 명에게 아베 정부를 칭송하는 영상과 한국 여성들을 비하하는 영상을 시청하게 했다. 영상에는 '아베가 문재인의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임이 틀림없다', '베네수엘라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다. 우리나라도 곧 그 꼴이 날 것' 등의 발언이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