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박아영 기자 = 보통의 연인이라면 사랑하는 사람에게 무엇이든지 해주고 싶은 마음이 클 테다.
가격이 얼마가 됐든 상대방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그런데 여기, 한 여성은 2만원짜리 정품 인형 대신 5천원짜리 '짝퉁' 인형을 선물 받았다.
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200일 선물로 남자친구에게 다이소 인형을 선물 받은 여성의 사연이 공개됐다.
글에 따르면 A씨는 애니메이션 '토이 스토리'에 등장하는 캐릭터 알린 인형을 가지고 싶었다.
마침 두 사람의 기념일이 다가와 남친에게 알린 정품 인형을 사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면서 A씨는 남친이 구매에 어려움을 겪을까 봐 갖고 싶은 인형의 판매 URL 링크까지 친절히 전달해줬다.
인형의 가격은 2만2천원이었다. 그런데 A씨는 기념일 당일 남친으로부터 받은 인형의 모습을 보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과 달리 너무나도 인형이 엉성했기 때문이다. 인형뽑기 기계에서 볼법한 낮은 퀄리티에 A씨는 화가 나 남친에게 따졌다.
그러자 남친은 A씨가 보내준 링크를 통해 구매한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A씨는 "네 말이 맞다면 판매자에게 분쟁 제기 신고하겠다"며 "이건 소비자 기만이니까 신고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그런데도 남친은 "마음에 안 들면 내가 다른 것 사주면 되지"라고 답했다. A씨는 그런 남자친구의 태도에 거짓말이라는 확신이 들었고 더욱더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더 나아가 남친은 "아니 뭐 해봤자 2만원인데 왜 그렇게 화내"라며 "우리 둘 다 공부해야 하는 입장인데 신고하는 시간도 아깝다"고 A씨를 달랬다.
결국 A씨는 다이소에서 구매한 인형이 아니냐고 따지기 시작했다. 판매 링크에는 심지어 '0개 구매'로 돼 있었고 결제 내역을 보여달라 해도 남친은 묵묵부답이었다.
A씨가 쏘아붙이자 남친은 6월 결제 내역을 보여주면서 "술김에 사서 기억이 잘 안 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거로 싸울 시간에 너 얼굴 보고 힐링이나 할 텐데 나쁜 감정으로 삿대질하는 게 의미가 있나 싶다"라고 덧붙였다.
모든 사실이 탄로 날 위기에 처하자 남친은 또 다른 변명거리를 생각해낸 것인지 이번에는 '친누나' 탓으로 돌렸다.
온라인 결제하기가 어려워서 친누나에게 2만원을 주고 부탁했다고 둘러댄 것이다.
하지만 누나는 "인형이 뭐 2만원이나 하냐. 그 돈 아껴서 여친한테 맛있는 거나 사줘"라고 말했다고(?) 한다.
남친은 끝까지 자신의 말을 믿어달라고 애걸복걸했지만 결국 두 사람의 인연은 여기서 끝이 났다.
해당 사연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2만원 인형 사주기가 그렇게 아까웠나", "처음부터 솔직했으면 이렇게까진 안됐을 텐데" 등 반응을 보였다.
누리꾼들 말처럼 A씨가 계속 따졌던 이유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끝까지 변명하기 급급했던 남친 때문이었을 것.
거짓말 한 개를 덮으려면 열 개의 거짓말이 더 필요하다. 작은 선물에도 성의를 보이지 않은 것, 계속해서 거짓말로 일관한 것 이 두 가지만으로도 이별 사유는 충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