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0일(수)

카이스트 교수가 말하는 '일본 불매운동'이 어리석은 이유 7가지

인사이트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 / 뉴스1


[인사이트] 강유정 기자 = 최근 일본의 경제보복으로 국내에 급속히 번진 불매운동의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맥주 수입액은 45% 급감했고, 일제 승용차 수입도 전년 대비 34% 줄었다.


큰 인기를 끌었던 일본의 SPA 브랜드 유니클로는 매장이 텅텅 비었다.


이런 가운데 이병태 카이스트 경영학과 교수가 일본 불매운동에 일침을 가했다.


인사이트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


지난 5일 이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일본 불매운동이 어리석은 이유들'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먼저 그는 "일식집 사장님이든 유니클로든 한일 역사 갈등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죄 없는 사람들을 괴롭힌다"면서 "상표만 보고 일제를 판단하는 것은 어리석다. 글로벌 경제에서 어느 물건도 온전히 한 나라의 작품은 없다. 갤럭시 폰 속에 일본의 소재, 부품이 필요하다는 것도 이미 증명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준비 없이 의사결정을 하는 나라가 절대 아니다. 아베의 결정은 불매운동과 국제 여론으로 바꿀 수 없다. 국가 간의 다툼에 다른 나라나 다른 나라 사람들이 시시비비를 가리고 관심을 갖는 일은 잘 없다"고 덧붙였다.


gettyimagesKoreagettyimagesKorea


또 그는 "불매운동으로 우리나라 경제만 더 어려워진다. 일본도 피해는 조금 입지만 그것이 승리일 수밖에 없다. 경제보복은 쌍방의 피해고 한국의 피해가 훨씬 클 수밖에 없다"면서 "일본은 아직 칼을 뽑았을 뿐이지 휘두르지는 않았다. 그런데 관제 반일감정에 부화뇌동하면 일본에게 금수나 수출 지연, 금융 보복 등의 진짜 '경제보복'을 감행하라고 독려하는 꼴이다"라고 주장했다.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본을 건드리면 한국에 더 큰 악재가 닥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불매운동은 아베의 입지를 강화해주는 꼴"이라면서 "한국이 반일감정을 노골화할 수록 일본도 혐한 감정으로 줄달음칠 것이고 그것은 아베의 국수주의적 입장만 강화한다. 이미 아베의 조치에 대한 일본인의 지지는 압도적이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한미일 안보체제만 흔들어댄다. 뭐 목적이 중국, 북한과 가까워져 가는 것이라면 해도 좋다"라고 글을 끝마쳤다.


인사이트사진=박찬하 기자 chanha@


해당 글을 본 누리꾼들의 반응은 극명히 갈렸다.


일부 누리꾼들은 "동의합니다. 불매운동은 한국 경제를 더 망가뜨릴 수 있다", "한국 기업만 더 힘들어진다", "글로벌 경제 시대에 불매운동은 시대착오적이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그의 의견에 동의했다.


반면에 또 다른 누리꾼들은 "그럼 경제보복에도 지켜보기만 하고 가만히 있어야 하나요? 그럼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요?", "대한민국을 너무 과소평가하고 있다", "언제까지 일본에 당하고 있어야 하나?" 등의 반응으로 불매운동을 지지하는 의견을 내비치기도 했다.


아래는 이병태 교수의 페이스북 글 전문이다.


[일본 불매운동이 어리석은 이유들]


1. 죄없는 사람들을 괴롭힌다. 일식집 사장님이든, 유니클로든 한일 역사 갈등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이다.


2. 상표만 보고 일제를 판단하는 것은 어리석은 짓이다. 


글로벌 경제에서 어느 물건도 온전히 한나라의 작품은 없다. 갤럭시 폰 속에 일본 소재, 부품 필요하다는 것 이미 증명되지 않지 않았나?


3. 아베의 결정은 불매운동과 국제 여론으로 바꿀 수 없다.


일본은 준비없이 의사결정을 즉흥적으로 하는 나라가 절대 아니다. 


국가간 다툼에 다른 나라나 다른 나라 사람들이 시시비비를 가리고 관심을 갖는 일은 잘 없다. 


귀하는 지금 사우디와 예맨이 무슨 싸움을 하는지 아는가? 


중국에서 위그루 인들의 탄압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가?


4. 우리나라 경제만 더 어려워진다.


일본도 피해는 조금 입지만 그것이 승리일 수 없다. 경제보복은 쌍방의 피해다. 


그리고 한국의 피해가 훨씬 클 수 밖에 없다.


5. 상황을 더 악화시킨다. 일본은 아직 칼을 뽑았을 뿐이지 휘두르지 않았다. 


그런데 관제 반일감정에 부화뇌동하면 일본에게 금수나 수출 지연, 금융 보복 등의 진짜 "경제 보복"을 감행하라고 독려하는 꼴이다.


6. 아베의 입지를 강화시켜주는 꼴이다. 


한국이 반일 날감정을 노골화할 수록 일본에도 그 비슷한 수준의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일본도 혐한 감정으로 줄달음칠 것이고 그것은 아베의 국수주의적 입장만 강화시켜 준다. 


이미 아베의 조치에 대한 일본인의 지지는 압도적이다.


7. 한미일 안보체제만 흔들어댄다. 뭐 목적이 중국, 북한과 가까워 가는 것이라면 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