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남하 기자 = 어느 날 갑자기 고소장을 받은 20대 남성 A씨는 크게 당황했다.
고소명이 '성폭행'인 것도 당황스러웠지만, 고소인이 전 여자친구라는 점이 가장 A씨를 당황하게 했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한 뒤 A씨는 더욱더 당황스러운 기분을 강제로 느껴야 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6개월 전에 헤어진 전여친이 갑자기 저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해 억울한 일을 당했습니다"라는 제목의 사연 글이 올라왔다.
사연의 주인공 A씨는 얼마 전 헤어진 전여친에게 생각지도 못한 고소장을 받았다. 고소장에는 6개월 전 A씨가 전여친을 반복적으로 성폭행했고 이를 고소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A씨는 고소장을 받아 든 당시의 심정을 "정말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었다"고 설명했다.
A씨의 주장에 따르면 그와 전여친의 성관계는 늘 상호 간의 합의하에 이뤄졌고 A씨는 그 어떠한 강요나 압박도 하지 않았다. 폭언이나 폭행 역시 전혀 없었다.
둘이 이별을 하게 된 이유도 A씨가 직장 생활을 하고 있는 탓에 만나는 시간이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멀어진 것뿐이었다.
결국 A씨로서는 너무도 억울한 법정 싸움을 시작했다. 갖은 노력을 기울여 항변했으나 법원은 자기 편이 아니었다.
징역을 피해야 했던 A씨는 막대한 합의금을 전여친에게 건넬 수밖에 없었다.
그로부터 약 한 달 뒤, SNS를 둘러보던 A씨는 전 여친이 올린 게시물을 보게 됐다. A씨는 전여친과 친구를 끊은 지 오래였으나 그의 지인이 전여친의 사진에 댓글을 남긴 까닭에 뜨게 된 것이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사진 속 전여친은 200만원을 훌쩍 넘기는 고가의 '구찌' 가방을 든 채 해맑게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었다.
불과 한 달 전까지 자신은 '피해자'라며 눈물로 호소하던 모습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고 갑자기 비싼 명품 사방을 산 것도 이상했다. 그런 것을 살 정도의 벌이를 하지 않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A씨는 "그렇게 갑자기 가방을 바꿀 만큼 상황이 여유롭지 않은 것을 안다. 내 돈이 명품 가방에 쓰였을 것이라 생각하니 너무 화가 난다"고 전했다.
이어 "난 아직까지 주변의 눈초리와 부정적인 시선으로 하루하루 지옥을 살아가는데 그 여자는 행복하게 살고 있으니 미칠 노릇이다"라고 토로했다.
몇몇 온라인 커뮤니티에 "전 남친 혹은 성관계 맺은 사람을 '성폭행'으로 신고하면 거액의 합의금을 뜯어낼 수 있다"는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오고 했다는 점을 보면 충분히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른 누리꾼들은 A씨가 당한 억울한 상황에 분노의 목소리를 표했다. 한 누리꾼은 "글쓴이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명백한 무고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행법상 A씨 같은 피해자가 '무죄'를 입증하기란 쉽지 않다. 지난 6월에는 한 여성이 남성을 '성폭행 혐의'로 고소했으나 '거짓 증언'으로 밝혀진 사건이 있었다.
이에 남성은 그 여성을 무고죄로 고소했지만 법원은 "남성이 강간 혐의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성관계가 '합의'에 의한 것인지는 단정할 수 없다"며 여성에게 무죄를 내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