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소영 기자 = 일본이 기존에 영국, 미국 등 백색 국가 27개국 명단에 포함됐던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전격 배제했다.
오늘(2일) 오전 10시 도쿄 총리 관저에서는 내각 회의를 통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시행령 개정안을 의결했다.
일본 경제산업상은 한국의 백색 국가 제외 조치를 이달 28일에 시행한다고 전격 발표해, 당장 국내 산업에 미칠 타격이 우려된다.
우선 그동안 포괄 허락을 받아온 약 1천 여개의 수출품이 개별 허가로 바뀌게 된다.
주요 고위험 품목으로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소재 부품 장비, 석유화학, 화학제품, 공작 기계, 자도아, 철강 및 광물 등이 꼽힌다.
특히 사실상 일본에 의존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반도체 업계는 기업이 보유한 소재 재고가 바닥을 보이는 순간 현실적인 '생산 감소' 피해를 겪게 될 전망이다.
반도체뿐만 아니라 무기 외에 소재, 가공품, 전자제품 등 식품과 목재를 제외한 거의 모든 품목이 수출 규제로 위기를 맞는다.
개별 허가제로 바뀌게 되면 일본 기업은 한국에 수출할 때 6개월마다 경제산업성에 하나하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심사 기간도 90일로 길어지고 까다로워지기 때문에 도중에 반려될 가능성도 훨씬 높아진다.
일본의 보복성 조치로 풀이되는 화이트리스트 제외는 한국의 미래 성장 산업에 타격을 미칠 것이란 심각한 우려를 낳고 있다.
한국은 지난 2004년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에 지정된 바 있다. 비교적 자유로운 수출입은 경제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최악의 경우 경제 지표가 과거로 회귀하게 될 것이란 우려까지 나오는 이유다.
이번 한일 관계 악화로 인해 추가적인 외교적 피해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의 외교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갔다는 여론이 형성되며 타국과의 대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정부가 파국으로 치달은 위기의 한일 관계를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지난 1일 태국 방콕에서 강경화 외교부장관과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은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