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축신' 리오넬 메시가 급작스럽게 재평가 되고 있다. 라이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방한해 저급한 팬서비스를 보여주면서다.
일각에서는 메시가 '메호대전'의 승기를 굳혔다는 평가까지 나오고 있다. 그러나 메시는 이미 호날두와 비교 선상에서 일찌감치 앞서 나가고 있었다.
물론 호날두도 메시못지 않게 고트(GOAT, greatest of all time)가 될 자격이 있다. 골 냄새를 맡는 능력만큼은 누구보다 훌륭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메시는 오로지 득점만 쫓는 호날두보다 더 많은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훨씬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경기 당 키패스, 스루패스, 전진패스 등 주요 스텟은 호날두와 비교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다.
메시가 누가 뭐라고 해도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수인 이유 세 가지를 정리해봤다.
1. 수비 빼고 다 잘하는 메시 vs 골만 잘 넣는 호날두
메시는 골잡이보다 패서에 가깝다. 2선에서 템포를 조절하고 최전방까지 볼을 배급한다. 그리고 수비수가 자신에게 달려들도록 '어그로'도 잘 끈다.
이뿐만이 아니다. 골 냄새를 맡는 능력도 역대급이다. 그는 다재다능한 장기를 살려 2017-2018시즌, 2018-2019시즌 연이어 득점왕과 도움왕을 동시 석권하기도 했다.
단일 선수 역대 최다 득점 기록도 메시가 갖고 있다. 그는 총 687경기에 나서 603골 232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당연히 리그 통산 최다 득점자도 419골을 넣은 메시다.
모두 호날두를 앞서고 있다.
호날두는 지금까지 414골을 기록하고 있다. 불과 5골 차이지만 골 순도 측면에서는 차이가 엄청나다. 메시의 기록은 호날두보다 무려 70경기를 덜 뛰고 달성한 것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메시는 호날두보다 두 살 어린 동생이다. 10년이 넘는 기간 정상의 기량을 보여준 그이기에 현재의 꾸준함을 유지한다면 격차를 벌리는 건 어렵지 않아 보인다.
2. 트로피
메시는 지금까지 얻어낸 트로피의 개수조차 호날두를 앞지른다. 라리가에서만 총 10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호날두가 레알에서 활약하던 9년간 리그 우승을 6번이나 달성해 호날두에게 굴욕을 선사하기도 했다. 이 시기 호날두가 메시의 바르사를 꺾고 우승을 차지한 건 딱 두 차례뿐이었다.
메시는 코파 델 레이부터 수페르코파 데 에스파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UEFA 슈퍼컵, FIFA 클럽 월드컵 등 다양한 대회에서 34번 우승을 경험했다.
트레블(리그+챔피언스리그+리그컵)을 들어 올린 경험도 두 차례나 해봤다. 반면 호날두는 트레블을 단 한 차례도 경험하지 못했다.
3. 근본
메시를 가장 잘 상징하는 건 근본이 아닐까. 그라운드 위 로맨스가 실종된 현대 축구에서 끝까지 한 클럽에만 남는 선수는 거의 없다.
안필드의 심장이라고 불렸던 스티븐 제라드도, 더 블루스 프랭크램파드도, 마지막 판타지 스타 알렉산드로 델피에로도 결국 커리어의 노년을 다른 클럽에서 보냈다.
비록 현재 진행형이지만, 메시는 다르다. 그는 바르샤에서의 은퇴를 이야기해왔다.
메시는 2000년 7월 바르셀로나에 입단해 라 마시아를 차례로 겪고 성인팀까지 데뷔한 '뼈 바르사인'이다. 원클럽맨인 데다 최고의 선수인 만큼 클럽 역사상 최다 득점과 도움 기록 모두 메시의 것이다.
반면 호날두는 포르투갈의 명문 스포르팅 리스본에서 유년을 보내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이적해 재능을 꽃피웠다.
그러나 재능을 알아봐 준 알렉스 퍼거슨 당시 맨유 감독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꿈을 좇아 레알로 이적을 감행했다. 1000억원이라는 막대한 이적료를 안겨줬지만, 맨유에는 아쉬운 선택이었다.
그는 9년간 레알에서 활약한 뒤 지난해 유벤투스로 깜짝 이적했다. 새로운 꿈이 생겼다는 이유였지만,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안다. 메시만큼 연봉을 달라고 했다가 거절당해 이적했다는 것을.
호날두는 첫 시즌 세리에 A에서 파비오 콸리아렐라(26골), 두반 자파타(23골), 크르지초프 피아텍(22골)에 밀려 득점 순위 4위(21골)에 올랐다.
득점왕에 오른 콸리아렐라는 호날두보다 2살이 더 많은 선수였고, 도움은 2개 더 많았고, 팀은 훨씬 약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