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준강 기자 = "입어서 일본 응원하자!", "유니클로 못 잃어, 자유주의 못 잃어, 대한민국 못 잃어"
이렇게 외치며 일본 유니클로 돕기 운동을 전개하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있다. 바로 극단주의 성향의 '일간베스트 저장소' 이른바 일베다.
일베 이용자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한국 내에 불고 있는 일본 불매운동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신들이 소비할 수 있는 일본 기업의 제품을 소비하며 불매운동에 반대표를 던지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이 구매한 제품의 영수증 사진을 찍고,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에 퍼다 나르며 "일본 불매운동 강요는 '파시즘'이다"라고 말한다.
유니클로 불매운동은 미개한 행위이며, 이들을 응원하기 위해 기꺼이 제품을 구매하겠다고 나설 정도다.
실제 유니클로의 매출을 올려준다는 점에서 유니클로에게 긍정적인 것으로 보이겠지만, 시민들은 조금 다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유니클로 불매운동에 별다르게 관심이 없던 이들이 보이는 반응이 눈길을 끈다.
많은 사람들이 "유니클로 사든 말든 관심 없었는데, '일베'하는 사람들이 사는 브랜드가 됐다고 하니 이제 싫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유니클로가 이른바 '일베클로'(일베+유니클로)가 됐다는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다. 유니클로를 생각하면 일베가 바로 떠올라 사기 꺼려진다는 것이다.
10·20세대는 유니클로를 입는 것은 일베패션과 같다고 보기 시작했다. 이제 유니클로를 입느냐 안 입느냐를 놓고 일베인지 아닌지를 알 수 있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정도다.
어떻게 보면 일베가 유니클로 불매 운동을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는 형국이라고 봐도 되겠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유니클로가 한국에서 부활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유니클로=일베'라는 프레임이 쉽게 걷히지 않을 거라는 이야기다.
한국의 남양유업은 '욕설 영상 파문'으로 '남양=갑질' 이미지가 만들어진 뒤 아직도 그 프레임을 깨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매출은 '판촉·세일' 등을 통해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지만 순이익은 박살이 난 상태다.
이런 흐름을 종합해볼 때, 일각에서는 유니클로도 결국 스파오, 탑텐, 에잇 세컨즈 등에 밀려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편 7월 1일 '대(對)한 수출 규제'를 시작한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지우는 결정을 번복하지 않기로 했다. 8월 2일부터 강행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