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사진 = (좌) 뉴스 1, (우) JTBC '강남미인'

[인사이트] 황혜연 기자 = 액수가 많든 적든 누구나 길에서 돈이나 지갑을 주운 경험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돈을 주웠을 때 누군가는 적극적으로 주인에게 되찾아 주는가 하면 일부는 자신의 주머니에 잽싸게 넣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연히 주운 돈은 과연 '횡재'일까. 여기 한 대학생은 버스에서 떨어진 카드를 발견하자 횡재라 여기고 하루 동안 긁고 다니며 행복을 누렸지만 곧 불행이 시작됐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주운 카드 썼는데 피해자가 합의금 200만 원 요구한다"는 여대생 A씨의 사연이 올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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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연에 따르면 A씨는 학교 끝나고 집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탔다가 옆좌석에 떨어져 있는 체크카드 하나를 발견했다.

그동안 용돈이 부족하고 힘들었던 A씨는 '이게 웬 횡재냐' 싶어 얼른 주워 자신의 주머니에 쏙 넣었다.

그리고 그는 이 카드로 필요했던 정장과 화장품, 구두를 구매했다. 또 동생과 만나 맛있는 음식도 사 먹었다.

그렇게 카드를 신나게 긁고 다니다가 불현듯 '걸리면 어쩌지' 하는 무서운 생각이 들어 그냥 길거리에 카드를 버리고 말았다.

그의 행복한 시간은 딱 여기까지였다. 며칠 후 경찰서에서 연락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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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무서운 마음으로 진술서를 작성하러 경찰서로 갔고, 카드를 줍던 날 조금만 쓴 줄 알았더니 38만 원을 쓴 것을 확인했다.

그리고 경찰서를 다녀온 이후 피해자에게서 '합의금' 요청 연락을 받고 바로 망연자실했다.

피해자는 A씨에게 하루 동안 사용한 돈 38만 원과 합의금 150만 원을 내놓을 것을 요구한 것이다.

또 원래 남의 물건 훔쳐 가면 10배를 더 물어야 하는데 적당한 금액을 부른 것이라는 부연 설명도 포함했다.

그런데 다음날 피해자의 남자친구가 전화해서 이름과 주민번호, 주소 등을 문자로 찍어 보내달라고 추가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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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황한 A씨는 "개인 정보라 알려드릴 수 없다"며 "알바 중이여서 나중에 연락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피해자 남자친구는 "합의하기 싫으냐"라고 따졌다.

당시 한 푼이라도 아쉬워 전단지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이었던 A씨는 힘들기도 했고, 피해자 측의 말을 협박으로 들은 탓에 전화를 끊으면서 순간 자신도 모르게 욕을 하고 말았다.

그 결과 피해자 측은 "반성의 기미가 없다"며 합의금을 200만 원으로 올려 받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A씨는 "카드 주워 쓴 날 이후 불안하고 무서웠었다. 내가 왜 그랬는지 나 자신이 너무 한심스럽고 죽고 싶다"며 후회했다.

그러면서도 누리꾼들에게 "어떻게 해야 하냐"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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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누리꾼들 반응은 냉담했다. "쓸 거 다 쓰고 뭐가 무섭냐", "합의 못하겠으면 원금만 주고 감옥 가면 된다", "고작 200만 원 불렀으면 천사다", "남의 돈 쓰고 잘못 인정은 안하냐"며 강하게 비난했다.

한편 길에서 돈이나 주운 물건을 주인에게 찾아주지 않고 본인의 주머니로 챙기면 '점유이탈물횡령죄(형법 제360조)'로 처벌받을 수 있다.

길에 떨어져 "나 좀 주워가세요!" 라며 유혹하는 현금을 본다면 순간 욕심이 나거나 갈등할 수 있겠지만, 잃어버린 소유주도 애타게 찾고 있다는 것을 명심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