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0일(수)

"'여성 몰카', 모르는 사람보다 '남자친구' 집에서 훨씬 많이 찍힌다"

기사와 관련 없는 자료 사진 /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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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편하게 쉬어야 할 집도 '몰카(불법 촬영)'의 안전지대는 아니었다. 


지난해, 몰카는 지하철과 역사 대합실, 버스 정류장 등보다 아파트 같은 '집'에서 촬영된 건수가 더 많았다. 


그 가운데 연인을 비롯한 특정 관계에서 발생하는 몰카 범죄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경찰청 여성안전기획과는 지난해 몰카 범죄의 장소를 분류한 결과 아파트 등 주택이 가장 많았던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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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아파트 및 주택에서는 798건의 몰카 범죄가 발생해 전체의 13.5%를 차지했다. 전년(556건) 대비 43%(242건)나 늘어났다.


옛 1위였던 역사 대합실은 2위로 밀렸다. 역사 대합실(758건), 지하철(672건), 노상(576건) 순이었다. 통계가 집계된 이래 주택에서 촬영된 건수가 1위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택서 몰카를 촬영한 가해자 대부분은 피해자와 연인 등 가까운 사이였다. 문제는 주택 외에도 몰카 범죄 가해자 상당수가 면식범(피해자와 알고 지내는 사이)이었다는 것.


몰카 범죄 가해자 5명 중 1명은 피해자와 가까운 사이였다. 민주평화당 김광수 의원실이 경찰청에게 받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검거된 가해자의 19%가 피해자의 지인이었다.


이 중 44%는 애인이었고, 14%는 친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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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식범의 비율이 증가한 이유는 무얼까. 이와 관련한 분석으로는 여성의 지인들이 갑자기 몰카를 찍기 시작했다고 보는 것 보다는 인식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게 설득력이 높아 보인다. 


동의 없이 영상을 찍으면 연인끼리의 문제로 치부하던 과거와 달리 즉각 신고하는 비율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실제 '리벤지 포르노'가 성행하고,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로 이사하거나 극단적으로는 목숨을 끊는 경우가 나타나면서 신고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국내 파일 공유 사이트에는 '집에서', '방에서' 등의 제목을 단 동영상이 수백 건 이상 올라와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여친 인증'을 목적으로 여성의 신체 부위를 찍어 극우 성향 인터넷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에 올린 남성 15명이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