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혜연 기자 = 홍콩의 한 지하철역에서 신원미상 남성들이 시민들을 마구잡이로 폭행한 테러사건이 발생했다.
테러를 일으킨 이들은 친중파를 상징하는 흰 옷을 입어 친중파 배후설이 대두되고 있다.
22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홍콩 백색테러' 라는 폭력 사건의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급속히 퍼지고 있다.
동영상에는 흰옷을 입고 마스크를 쓴 다수의 건장한 남성들이 각목 등을 휘두르며 무차별적으로 시민들을 구타하는 모습이 담겼다.
무기를 들지 않은 시민들은 제대로 된 저항조차 할 수 없어 보인다.
이는 전날 밤 11시경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집회가 열린 위안랑 전철역에서 벌어진 일이다.
흰옷 남성들은 정차한 지하철로 피신한 시민들까지 쫒아가 객차 안에 있는 많은 승객이 비명을 질렀다.
당시 폭력 사건 현장에는 입법회 린줘팅 의원과 기자들도 함께 있다가 폭력에 휘말려 부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
역 플랫폼 주변에는 부상자들이 흘린 핏자국이 곳곳에 남았다.
주로 검은 옷을 입은 집회 참여자들이 공격을 당했다.
때문에 시위에 불만을 품은 '친중파'의 소행일 가능성이 부각되고 있다.
또 현지 언론들은 이들이 폭력조직인 삼합회 조직원들로 보였다고 전하기도 했다.
흰옷 남성들의 폭력 행위는 11시 30분쯤 경찰관들이 도착할 때까지 30여 분간 계속됐다.
그들은 경찰이 오자마자 도망갔는데, 이에 일부 시민들은 경찰이 의도적으로 현장에 늦게 출동했다며 비난하기도 했다.
특히 폭력사태가 일어나자마자 대치중이였던 경찰들도 개입하지 않고 후퇴했다는 주장도 나와 비난은 더 거세지고 있다.
홍콩 정부는 22일 새벽 대변인 명의 성명을 통해 "정부는 어떤 형태의 폭력도 강력히 규탄하며 심각히 법 집행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어제 시위에는 주최 측 추산 43만 명의 시민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송환법 반대 집회 전날인 20일에는 홍콩 행정부를 지지하는 친중파들이 대규모 집회를 연 바있다.
이들은 송환법 반대 시위대와 구별하기 위해 흰색 혹은 파란색 상의를 입고 붉은 우산을 들거나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흔들며 폭력시위 반대를 외쳤다.
송환법 반대 이슈가 친중파와 반중파의 갈등으로 굳어지는 양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