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비 기자 = 일본산 제품에 대한 국내 불매운동이 확산되면서 주목받고 있는 경영인이 있다.
국내 토종 멀티숍 슈마커의 안영환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안영환 대표는 신발 유통에 대한 루트가 부족하던 시절, 새 유통망을 구축해 산업을 크게 성장시킨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1988년 선경물산(현 SK네트웍스) 신발사업부에 입사한 그는 이듬해 일본에 자체 디자인 상품을 300억원 어치를 팔며 그 능력을 증명했다.
이후 협력사의 신발 장인과 신발수출업체 삼영인터내셔널을 차렸다. 선경물산에 다닐 당시의 인연으로 일본의 대형 신발회사에 제품을 납품하게 됐다.
이후 그는 해당 일본기업을 국내에 들여왔다. 일본기업 측이 51%, 안 대표가 49%의 지분을 갖고 있었다.
2002년 한국에 최초로 런칭한 일본기업은 이내 승승장구했고, 신발전문점 업계 1위로 성장했다.
한국인에게 생소했던 버켄스탁, 반스 등의 브랜드를 선보인 것이 성공 요인 중 하나였다.
사업은 2008년 리먼사태로 인한 금융위기 때도 순항했다.
문제는 엔화 가치 상승 후 일본 본사에서 한국 지분을 욕심내면서 시작된다.
일본 본사는 안 대표가 부당한 이득을 챙기고 있다고 주장했고, 안 대표는 "일본 측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결국 안 대표는 10년간 기반을 다져놓은 회사에서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하고 물러나야 했다.
이후에도 악연은 이어졌다. 일본 본사 측에서 안영환 대표의 뒷조사를 하고, 각종 소송을 청구했던 것.
일본 본사 측에서 제기한 이 소송은 모두 무혐의로 판결 났다. 그러나 안영환 대표는 기획했던 중국 사업 진행을 못하는 등 지속적으로 피해를 입었다.
그러나 안영환 대표는 이러한 위기에 손을 놓고 있지만은 않았다. 자신이 몸담고 있던 신발유통업계에 복귀한 것이다.
안영환 대표는 2016년 한국 토종기업 슈마커를 인수했다. 인수 당시만 해도 슈마커는 매출 하락세를 이어가는 상황이었다.
안 대표는 자신의 손으로 직접 슈마커를 대한민국 대표 신발 판매점의 자리까지 올려놨다.
이러한 성장을 할 수 있던 데에는 주요 상권 입점부터,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양한 브랜드 신발을 선보이는 등 '베테랑'다운 전략이 한몫했다.
업계 1위 일본 기업을 직접 겪고, 부딪혀 보며 국내 토종 기업을 일궈낸 진짜 베테랑 신발 전문가 안영환 슈마커 대표.
그의 손에서 슈마커가 얼마나 더 성장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