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혜연 기자 =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난지 8년이 지났지만 일본산 식품에 대한 방사능 오염 우려는 여전하다.
이런 가운데 원전 사고 지역 심장부에서 방사능 폐기물을 옆에 잔뜩 쌓아두고 쌀농사를 하는 모습이 포착돼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방사능 폐기물 바로 옆에서 벼 베기를 하는 일본인들 모습이 담긴 사진이 빠르게 확산되며 논란이 일었다.
공개된 사진들을 살펴보면 농사가 한창인 논 바로 옆에 방사능 폐기물이 담긴 검은 봉투가 수북이 쌓여있다.
하지만 농민들은 개의치 않고 쌀을 수확하는데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일본 매체 마이니치 신문에 따르면 이곳은 후쿠시마 원전으로부터 반경 20km 이내에 있는 위험 지역인 '카츠라오무라' 라는 마을이다.
벼 베기가 행해진 사진 속의 농지는 시라이 씨와 토시키 씨라는 농부의 것으로 알려졌다.
옆에 논은 방사능 폐기물을 임시 저장해두는 '가설장'을 설치해 두고 오염 토양 213개(약 1000헥타르) 분량을 쌓아 둔 것이라고 마이니치는 전했다.
마이니치는 "이 같은 상황은 오염 토양의 반출지가 되는 중간 저장시설의 정비 지연이 배경에 있다"고 밝혔다.
해당 지역 지자체에선 농업의 재건에 주력하길 장려하고 있지만 농가에서는 소문 피해 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 않아도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에 대해 해외는 물론이고 일본 내 불신 여론도 큰데 일본은 강공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일본의 자신감은 방사능 수치가 이제 정상 수준이라고 판단한 데서 비롯된다.
아베 신조 총리도 매일같이 후쿠시마산 쌀을 먹는다며 끊임없이 이 지역 농·수산물의 안전성을 알려왔다.
심지어 농사짓는 곳을 방문해 트랙터 위에 올라가 손을 흔들며 쌀을 수확하는 퍼포먼스까지 보였다.
하지만 외신들은 이 지역의 토양 방사능 수치가 다른 지역에 비해 10~15배나 높다고 지적한다.
또 마이니치도 방사능 오염 수치가 높은 토양 사용에 대해 경고했다.
오염이 심한 토양을 전부 퍼내서 버리고 있지만 그 밑에서는 여전히 높은 방사능 오염 수치가 나온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렇게 퍼낸 토양을 어디에 버릴지도 문제다. 현재는 후쿠시마 내 10만 5000여 곳의 임시 보관소에 나눠서 보관 중이다.
그래봐야 인적이 드문 주차장과 길가 한켠에 방수천을 씌워 놓거나 남의 집 앞에 떡하니 가져다 놓는 수준으로 주민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이로 인해 또 다른 방사능 유출이 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저기서 쌀 수확하면 아베 총리랑 일본 관료들한테 다 보내라", "저기서 심은 쌀을 먹으라고? 대단한 배짱이다", "같은 일본 사람들도 방사능 무서워하는데 진정한 용자는 아베 총리뿐이네", "도저히 이해가 안 된다" 등의 반응을 보이며 아베 총리를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