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황혜연기자 = "다른 제품에서 맛볼 수 없는 깊은 맛이예요, 한 번 맛보면 다른 제품 못 먹어요"
농심 신라면을 먹어 본 미국 구매자들의 열띤 후기다. 신라면이 미국인의 입맛을 제대로 저격한 모양새다.
이처럼 얼큰한 신라면의 매력에 흠뻑 빠진 미국인들의 구매 열풍에 힘입어 농심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농심에 따르면 지난해 농심 미국법인의 매출은 약 2억 2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2015년 약 1억 5600만 달러에 비하면 약 44%가 증가한 수치다.
미국 현지 라면시장 점유율의 성장세도 매섭다.
현재 농심은 일본 토요스이산(46%)과 닛신(30%)에 이어 15%의 점유율로 미국 내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농심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10년 전만 하더라도 2%에 불과했지만, 최근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며 빠른 속도로 일본 라면을 바짝 뒤쫓고 있는 상황이다.
월마트와 아마존고 등 미국 주류시장 메인스트림 공략
농심의 이 같은 승승장구의 비결은 무엇일까. 성공 요인은 다양하게 분석되고 있다.
우선 미국 내 주류시장이라 불리는 메인스트림 공략으로 매출을 올린 영향이 컸다.
농심은 2017년 세계 최대 유통점인 월마트 미국 4천여 전 점포 입점에 성공했다.
이후 미국 내 코스트코, 크로거 등 대형 유통사를 중심으로 '로드쇼'라는 특설 매대를 운영하고 다양한 시식행사를 펼쳐왔다.
그렇게 소비자 접점을 많이 늘린 덕에 자연스럽게 인근 지역까지 제품 판매가 확대된 것이다.
또 세계 최고 유통 기업이 선택했다는 점도 신라면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신라면은 미 국방부와 국회의사당 등 주요 정부기관 매점에 라면 최초로 입점됐다.
세계 최초 무인매장인 아마존고 입점도 한 몫했다. 특히 아마존고에 들어간 봉지라면은 세계에서 신라면블랙이 유일하다.
한번 먹으면 반드시 다시 찾게되는 차별화된 맛
차별화된 맛도 빼놓을 수 없다. 신라면의 독특하고 매운맛은 한국인이 좋아하는 소고기장국 맛을 구현했다.
이를 맛본 미국 소비자들은 한번 먹으면 반드시 다시 찾게 되는 매운맛이 인상적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농심이 올해 미국 월마트 1,300여 매장에서 진행한 소비자 조사를 진행한 결과 소비자들의 반응은 아주 긍정적이었다.
미국 소비자들은 "한 끼 식사로 손색없는 품질" 혹은 "최고의 라면" 이라며 극찬했다.
에바 알머슨과 만든 '가족애'를 표현한 광고 히트
최근 세계적 아티스트 에바 알머슨과 손잡고 제작한 광고도 톡톡히 효과를 보고 있다.
농심 히트작 광고 '형님먼저 아우먼저' 콘셉트를 '오빠먼저 동생먼저'로 바꿔 알머슨 특유의 감성으로 가족애를 표현한 광고다.
지난 5월 9일 유튜브에 처음 공개했는데, 벌써 740만 건 조회 수를 기록했다.
가족 간의 사랑과 배려를 나타낸 의도가 나라와 인종의 구분 없이 세계에서 통했다는 평가다.
에바 알머슨의 작품으로 디자인한 버스 광고도 빼놓을 수 없다.
6월 말부터 운행을 시작한 버스 광고는 뉴욕 맨해튼, 워싱턴DC, 라스베이거스, 샌프란시스코 등 미국 전역을 누비며 신라면을 홍보하고 있다.
미국 시장 장악하고 있는 일본 라면 회사와 본격 경쟁
이 같은 신라면의 브랜드 파워와 촘촘한 유통망을 바탕으로 농심은 이제 일본 라면 회사와의 본격적인 경쟁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저가 정책을 펼치는 일본 라면 브랜드와 달리 신라면은 맛과 품질 위주의 프리미엄 전략을 펼치고 있다.
농심은 ‘한국의 맛이 세계적인 것이다’라는 전략으로 신라면의 매운 맛을 미국시장에 그대로 선보이고 있다.
반면 일본 브랜드들은 주 공략 대상이 저소득층인데다, 공장을 미국 현지에 두고서도 외부에서 면과 스프를 공급받아 믹스해서 저가에 판매하고 있다.
이에 농심은 올해 초 LA 공장 생산라인 증설을 마무리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새로 구축된 라인은 용기 면(컵라면) 전용이다. 미국은 전자레인지를 이용한 조리법이 대중적이라 간편한 컵라면이 시장 전망이 더 밝다고 농심은 분석했다.
농심은 "제품력과 체계적인 생산·유통 시스템을 바탕으로 수년 내 일본을 넘어 미국 시장 1위에 올라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미국 땅에서 치열하게 펼쳐지는 라면 한일전. 농심이 미국 시장에서 '화끈한 매운맛' 신라면으로 일본 라면을 화끈하게 제칠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