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김다솜 기자 = 국제결혼한 베트남 아내를 무차별 폭행하는 한국인 남편이 경찰에 체포되면서 '다문화 가정'에 대한 걱정이 함께 늘고 있다.
이와 함께 한국인 남성과 필리핀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코피노(Kopino)' 아이들에 대한 안타까운 사연도 속속 알려지고 있다.
유달리 흰 피부와 오밀조밀한 이목구비 등 아이들의 얼굴에는 누가 봐도 한국인이라 할 수 있는 특징이 드러나있다.
물론 화목하게 살고 있는 가정도 있겠지만 흔히 코피노로 소개되는 아이들은 대부분 한국인 아빠에게 버림받고 어린 엄마와 가난하게 살아간다.
사업이나 어학연수를 위해 필리핀에 왔다가 외로움을 달래고자 필리핀 여성과 교제하는 한국인 남성들.
한국인 남성 대부분은 사귀던 현지 여성이 아기를 가지면 책임을 회피한 채 한국으로 도망친다.
이 때문에 태어나서 단 한 번도 아빠의 얼굴을 본 적 없는 아이들이 대다수다.
코피노 문제는 과거부터 제기됐지만 아이들을 외면하는 남성들로 인해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간신히 연락을 이어가고 있더라도 무관심한 태도는 여전하다. 지난 2013년 10월 방송된 MBC 뉴스에는 버림받은 아이 2만 명의 사연이 소개되기도 했다.
아이가 아파 병원에 가야 한다는 필리핀 여성의 연락에 한국인 남성은 "전혀 걱정되지 않는다"며 방관한다.
심지어 한국어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을 보내며 화를 내기도 한다. 이들은 자신의 행동을 단순히 '불장난'이라 표현하며 책임질 가치가 없다고 주장한다.
'쪽팔리다'라며 직장에서 해고당할 것을 두려워하면서도 책임에는 모르쇠로 일관하는 일부 남성들의 태도에 죄 없는 아이들의 상처만 커져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