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 전형주 기자 = "전방에 차렷 총!"
대검이 꽂힌 소총을 휘둘러 '백병전'에서 적군을 단번에 제압하는 총검술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공군과 해군에 이어 육군도 총검술 훈련을 사실상 폐지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최근 육군은 총검술 훈련의 공식 폐지를 놓고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통폐합한 신병 교육 과목에서 총검술을 제외한 데 이어 완전히 총검술 훈련을 폐지하겠다는 것이다. 총검술 훈련은 1946년 도입된 이래 70년 넘게 이어져 왔다.
앞서 해군은 특성상 백병전이 많지 않다며 총검술을 일찌감치 폐지했다. 공군 역시 총검술 과목을 기지방어 기술 과목과 통합해 사실상 폐지했다.
육군도 대표적인 훈련소인 '육군훈련소'에서 2013년 9월을 기점으로 훈련을 실시하지 않고 있다.
그나마 몇몇 사단 신병교육대가 총검술 훈련을 폐지하지 않고 시행해왔다. 하지만 최근 현대전에서는 필요하지 않다는 의견이 모아지자 폐지하기로 가닥이 잡혔다.
실제 스텔스 전투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항공모함 등 최첨단 무기가 난무하는 한반도 주변 정세를 고려하면 총검술 훈련은 너무 구시대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사실 세계적으로도 총검술은 폐지가 대세다. 미국 육군은 2011년부터 교육을 폐지했고, 미국 해병대에서도 총검술 훈련을 점차 축소하고 있다.
세계적 흐름에도 맞추기 위해 육군 측은 총검술 폐지를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총검술은 17세기 중엽 프랑스에서 처음 시작됐다. 개인화기의 연사력이 낮아 백병전에서 별다른 위력을 보이지 못하자 '총검'이라는 아이디어를 고안해낸 것이다.
그러나 화기는 나날이 발전했고, 초 단위로 적게는 수십 발, 많게는 수백 발을 발사하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총검이 거의 필요하지 않게 됐다.
날이 갈수록 급변하는 전투 환경 속에서 총검술과 같은 기존의 근접 전투 체계 역시 보완과 변화가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