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풍자'로 돌아온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MBC
MBC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이 방영 10주년을 앞두고 ‘정치 풍자’로 독하게 돌아왔다.
지난 3일 MBC '무한도전(이하 무도)'에서는 '선택 2014' 특집이 방송 됐다. 향후 무한도전을 이끌어갈 차세대 리더를 뽑기로 했다. 리더는 온·오프라인 투표를 통해 시청자로부터 직접 선택받은 사람이 맡는다.
이날 '무한도전'은 오프닝부터 달랐다. 멤버들은 모두 검은 양복에 노란 리본을 하고 나와 무거운 표정을 지었다. 세월호 침몰 사고의 희생자들을 애도하기 위함이다. 구조작업을 하고 있는 분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며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뿐만 아니라 ‘음주운전’으로 불미스럽게 하차하게 된 길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유재석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제작진과 멤버들도 책임이 있다"고 사과했다. 이어 "'무한도전'을 아껴주신 시청자분들에게 죄송하다. 방송 뿐 아니라 사생활도 신중하겠다"면서 진정성 있는 사과를 전했다.
무도 멤버들의 연신 떨궈지는 고개와 붉어진 눈시울이 그들의 심정을 대변했다. 이러한 ‘진심’은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
이날 무한도전은 세월호 침몰 사건을 애도하였으며 '음주운전'으로 하차하게된 한 출연자의 불미스런 일을 사과했다. ⓒMBC
이어 본격적으로 '무한도전'의 리더를 꿈꾸는 멤버들이 선거를 준비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선택 2014에 전원 출마한 무한도전 멤버들은 후보 토론회에서 ‘전시행정’, ‘지킬 수 없는 공약남발’, ‘상대후보 비방’ 등의 캐릭터를 선보이며 신랄한 정치풍자를 그려내 시청자들에게 뼈있는 웃음을 제공했다.
무한도전의 정치풍자 예능이 화제다. ⓒMBC/Youtube
뒤이어 유재석은 무도 멤버들의 저마다 ‘시청률 1위 달성’을 내세우는 공약의 허점을 지적하면서 무도가 직면한 위기를 직시할 것을 호소했다. “우린 시청률이 바닥이다. 이것은 위기이다. 하지만 진짜 위기는 뭔지 아십니까?”, "진짜 위기는 위기인지도 모르는 것, 위기인줄 알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위기 중에 나 혼자 살려고 하는 것. 그것이 닥친 재앙이자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세월호 침몰 사고를 연상시킬 수 있는 신랄한 비판과 반성으로 시청자들의 폭넓은 공감을 담아냈다.
모 방송사의 예능프로그램처럼 섣불리 방영 재개를 시도했다가 자칫 ‘어느 시국에 예능이냐’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었지만 ‘정면돌파’라는 과감한 와일드 카드를 던지며 돌아온 무도는 철저한 ‘자기 반성’과 ‘정치 풍자’로 무장해 시청자들의 기대를 높였다.
인사이트 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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